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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현 문화체육레저팀 기자
수원 삼성의 공격수 오현규가 벤투호의 '27번째 멤버'로 카타르 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했다. 월드컵을 보름 여 앞두고 '캡틴' 손흥민이 안와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만에 하나 대체될 상황을 대비해 최종명단 26명 밖 예비명단으로 카타르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이다.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 전 공격수 황희찬의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쳐 엔트리 교체를 열어둔 국제축구연맹의 규정에 따라 오현규의 대체 합류 가능성이 있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벤투호는 기존 엔트리를 유지한 채 월드컵을 치렀다.

오현규의 엔트리 합류 여부를 끝까지 지켜본 건 카타르로 떠난 선수 중 유일하게 그가 경인지역 프로구단 소속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13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린 데다, FC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내며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던 그였기에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월드컵 무대를 직접 밟진 못했지만, 오현규에게 이번 동행은 분명히 뜻깊은 시간으로 남았을 것이다. 그는 대표팀 경기마다 벤치에 앉아 세계적 수준의 선수들의 움직임을 눈에 담았다. 현지 훈련도 빠짐없이 수행하며 동료들이 출전 의지를 불태우는 것을 보고 다음 월드컵에 대한 내적 동기부여도 확실히 다졌을 것이다. 마침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의 드라마를 썼을 때 잔디 위에서 선수들과 얼싸안고 극적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눈 것도 향후 그의 경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임이 분명하다.

오현규는 카타르로 떠나기 전 "월드컵이라는 영광스런 무대에 함께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수원 이병근 감독과 동료들, 수원 팬분들께도 감사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강등 문턱에서 '소년 가장'이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 무게를 견뎌냈던 오현규다. 이제 당당히 팀의 '간판' 공격수란 수식어가 어울리는 선수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조수현 문화체육레저팀 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