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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웅기 지역자치부(안성) 차장
뜸이 안 들어 설익은 밥보다 뜸이 든 밥이 맛있다는 건 초등학생도 알 것이다. 지역사회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안성도시공사 설립 문제의 해법으로 '뜸 들인 밥'을 제시하고 싶다. 도시공사 설립은 김보라 시장의 핵심공약 사항이기에 안성시에서는 행정력을 총동원해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시의회 과반 의석을 가진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에 번번이 막히고 있다.

안성은 기반 시설과 사업 환경이 취약해 사기업이 투자를 꺼려 지역발전을 위해선 개인적으로 도시공사가 설립되길 희망한다. 다만 시는 재정기반이 취약한 만큼 도시공사 설립에 앞서 장·단점과 수요 분석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하고, 추진 과정도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이 부분에서 시가 제대로 절차를 이행했는지는 의문이다.

시는 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조사 결과가 지난 8월에 나왔음에도 이와 관련한 입법예고는 두 달 전인 지난 6월에 먼저 했고, 7월 시의회에 입성한 의원들에게는 용역 결과를 사전 공유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고 도시공사 관련 조례안과 동의안 등을 부결하거나 상정하지 않았다. 시와 김 시장은 의원들이 지적한 문제를 보완해 조례안과 동의안을 재차 상정했다고 항변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기에 안타까운 심정이다. 주민설명회를 행정사무감사가 열리는 시점에 열고 의원들에게 행감을 빠지고 참여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한편, 행정 절차와 용역사 선정 과정 의혹 등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니 서로 감정만 상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금리도 오르고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건설 자잿값도 폭등해 대규모 개발사업은 모두 멈춘 상태다. 시는 조바심을 내지 말고 다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와 찬·반 의견을 모두 듣고 문제를 풀어나가길 희망한다. 현명한 20만 안성시민들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뜸이 잘 든 맛있는 밥이 될 때까지 기다려 줄 것임을 단언하기에.

/민웅기 지역자치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