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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진흥왕 순수비' 일 가능성이 제기된 파주 감악산 '몰자비'.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

파주 감악산 '몰자비'가 신라 '진흥왕의 순수비'일 가능성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주시 적성면 감악산 정상에 위치한 감악산 비(碑)는 맞배지붕 형태의 비갓(개석)과 2단으로 조각된 비좌(받침돌)를 갖춰 북한산 진흥왕순수비(국보)와 비슷한 외관을 갖추고 있으나 글자가 마모돼 언제, 누가, 왜 세웠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시는 최근 감악산 비의 현상을 기록하고 보존·관리를 위한 과학적 자료를 축적하기 위해 (주)서진문화유산과 위덕대 박홍국 연구교수에 의뢰해 정밀조사를 진행했다.

시는 정밀조사 결과 지금까지 몰자비(글자가 모두 마멸된 비석)로 알려진 감악산 비의 남쪽 비면 아랫부분에서 '전(典)'자로 판독되는 한 글자를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진흥왕 순수비 가능성 제기 관심
'典' 읽어… 신라 비 예서체 유사
市, 경기도문화재 지정 신청 검토

정밀조사팀은 이 글자는 예서체에 가까우며 포항 중성리 신라 비의 '전서사(典書寫)', 포항 냉수리 신라 비의 '전사인(典事人)', 창녕 진흥왕 척경비의 '○전(○典)', 황초령 진흥왕 순수비의 '○전(○典)', 마운령 진흥왕 순수비의 '나부통전(奈夫通典)'과 '급벌참전(及伐斬典)' 등의 예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홍국 교수는 "삼국시대 비석 중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 황초령 진흥왕 순수비, 마운령 진흥왕 순수비와 감악산 비 등 4기만 모두 비갓(개석), 4면이 가공된 비신, 비좌를 갖추고 있는 점에서 감악산 비도 진흥왕의 순수비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크기와 형태로 보아 황초령·마운령 비보다는 북한산 순수비와 가까워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정밀조사에서 감악산 비에 대한 '진흥왕 순수비'설이 제기되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 속에 국가 차원의 추가적인 조사를 통한 실체와 역사적 가치를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는 파주 향토문화유산 제8호 감악산 비에 대한 과학적 정밀조사 자료를 토대로 경기도문화재 지정 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