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특성화고등학교도 학과별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웹툰, 대중예술, 베이커리, 조리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공업이나 상업계열 학교들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 문학정보고는 최근 마감한 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141명이 지원서를 내 1.17대1(모집정원 120명)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2년 동안 지원자가 적어 신입생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한 문학정보고는 여학교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고, 학교에서 운영 중인 전체 4개 학과 이름과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했다. 웹툰시각디자인과, 소프트웨어개발과, 서비스마케팅과, 플랫폼경영과 등 학생들이 관심 있는 전공을 도입했다.

문학정보고 관계자는 "웹툰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에 흥미가 있는 학생이 많았고, 물류나 항공 등을 배우는 교육과정을 플랫폼경영과에 도입하면서 지원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베이커리카페과를 운영할 예정인 인천세무고도 지원자가 대폭 늘어났다. 인천세무고 관계자는 "내년부터 학생들이 자유롭게 수업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다른 전공 학생들도 베이커리카페과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할 예정"이라며 "이 때문인지 다른 학과 지원자도 예년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실용음악이나 실용무용, 연기예술 등을 가르치는 인천대중예술고는 143명 모집에 330명이 지원해 2.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조리 특성화고인 한국글로벌셰프고도 2.0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웹툰·대중예술·베이커리 '선호'
공업·상업계열 신입생 미달 사태
인기과 학과 개편도 더 늘어날 듯


일부 공업고등학교 기계과, 토목과, 건설과와 상업고등학교 상업계열 전공은 지원자 미달 사태를 빚었다.

A공업고는 신입생 정원(272명)의 절반도 안 되는 114명밖에 지원하지 않았다. B공고도 254명 모집에 150명이 원서를 내는 데 그쳤다. C여자상업고와 D여자상업고도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특정 학과에만 지원자가 몰리면서 인천시교육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원자가 많은 전공으로 학과 개편을 준비하는 특성화고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특정 학과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질 수 있다.

인천시교육청 창의인재교육과 관계자는 "기계나 전기 등 뿌리산업이나 상업계열의 일자리가 많으므로 이곳에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공업이나 상업계열 전공은 유지하면서도 학생들이 많이 지원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학교 관계자들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