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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국가 폴란드는 6개국과 접한다. 국력이 쇠하면 언제든 주변국 먹이가 되는 운명이다. 18C 이후 독일과 러시아 등 강대국에 치여 수차례 속국이 됐다. 여성 최초 노벨상(화학) 수상자인 마리 퀴리(1867~1934)는 평생 타국을 떠돌아야 했다. 2차 대전 뒤 소련은 자유진영에 맞서는 꼭두각시로 삼았다.

'폴란드는 우리가 살아있는 한 아직 죽지 않았으니, 어떤 외적들이 우리를 침략해도, 우린 손에 든 칼로 되찾으리. (후렴) 전진, 전진하라, 돔브로프스키(Dambrowski)여, 이탈리아에서 폴란드까지 그대의 지도 아래 우리 국민은 단결하리'. 폴란드 국가(國歌) '폴란드는 아직 죽지 않았다(Jeszcze Polska nie zgina)' 4절 중 1절이다. 애국 시인 유제프 비비츠키(Jozef Wybicki, 1747~1822))가 1797년 작사했다.

폴란드 국가에 이탈리아가 반복 등장하는 역사가 있다. 폴란드는 1795년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3국에 멸망했다. 비비츠키 등 독립운동가들이 프랑스에 집단망명했다. 망명정부는 당시 이탈리아 원정을 떠난 나폴레옹 군단에 병사를 파견해 오스트리아전에 참전토록 했다. 이탈리아에서 출정한 독립군이 오스트리아를 가로질러 조국 영토를 회복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은 것이다.

폴란드에 수출한 대한민국 K2 전차와 K9 자주포 초도 분(1차 물량)이 지난 7일 현지에 도착했다. K2 전차 10대와 K9 자주포 24문이다. 포·차가 인수된 항구 행사장에 이례적으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참석했다. 수도 바르샤바에서 4시간 거리라고 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전이 장기화하는 위기상황에서 K-무기 도입에 대한 폴란드의 절박함이 어떠한지 짐작된다.

폴란드는 올 들어 한국 방산업체들과 대형 수출계약을 맺었다. 120억 달러(15조6천억원) 수준이다. 탄약과 군수지원 물량을 보태면 400억 달러(52조여원)로 추정된다.

2017∼2021년 세계 방산 수출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2.8%로 8위였다. 4위 중국 4.6%, 5위 독일 4.5%, 6위 이탈리아 3.1%, 7위 영국 2.9% 등이다. 이 기간 성장세는 한국이 177%로 독보적 1위라고 한다. 'K-방산' 세계 4강이 멀지 않았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