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를 대표하는 명품대학 '경기대학교'
미래 교육환경 변화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대학의 존립 자체가 위협 받는 시대다. 경기대학교는 능동적으로 변화에 대처해 스스로 교육역량을 키우고 위기를 기회로 삼을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대학교는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을 표방해 왔다. 서울 캠퍼스엔 한류문화대학원도 설립했고 공공안전, 바이오, 스마트 시스템 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으로서의 모습을 갖추려 노력해 왔다.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의 면모는 유지하면서 새로운 변화인 '환경'을 접목시키겠다는 게 경기대학교의 비전이다.
건학 76주년… '효율성·미래' 키워드 제시
정치적 판단때 기후변화 염두 시대 다가와
내년 탄소중립 최고위 과정 만들어 대응
정책 입안·기업 경영에 반영되도록 최선
앞으로는 사회, 경제, 정치적 판단에 환경적 정보가 포함되는 시대가 올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정치적 판단이 어려운 시대가 되는 것이다. 기업 경영에도 환경 변화에 기업의 영리활동이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야만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경기대학교는 내년 3월 탄소중립 최고위 과정을 개설하며 발빠르게 대응에 나선다.
경기도 유력 인사들에 탄소중립 개념을 강의해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인사들에게 탄소중립을 주지시키는 이유는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맡은 역할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환경을 고려한 정책 입안-실행, 기업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경기대학교가 지역대학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이런 움직임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진다면 기후변화학과와 같은 종전엔 없던 새로운 분야로 나아갈 수 있다.
■ 이윤규 총장 "효율적인 구조로 변화시켜 미래 대비할 것"
이런 변화와 포부의 중심에는 올해 하반기 취임한 이윤규 총장이 있다. 최초의 경기대학교 출신 총장이기도 한 이 총장은 세무·회계와 환경 경영의 전문가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 경기대학교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끌며 현 시대의 핵심인 환경을 변화의 중심에 가져오겠다는 게 그의 청사진이다. 지난 6일 경기대학교 수원 캠퍼스에서 만난 이 총장은 "임기 4년 중 처음 1년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고치고 3년은 이런 변화를 정착시키는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경기대학교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모두 이수한 최초의 동문 총장이다. 지난 1989년 경기대학교에 교수로 부임한 뒤 재무처장, 교육대학원장, 기획처장, 교학부총장 등 교직과 함께 다양한 보직도 맡아왔다.
그는 "보직은 6년 반 정도, 총장까지 합치면 7년 정도 했다. 교수 중에 10년까지 보직을 하는 사람이 있으니 보직을 많이 맡은 편은 아니다. 스스로 가장 큰 보람은 교수로 일했던 것을 꼽는다. 총장 선임 될 때 이사회에서 '경기대에 한 공헌이 뭐냐'고 했을 때 33년 동안 아이들 잘 가르친 게 공헌이라고 했다. 휴강 하지 않고 건강하게 학생을 가르치는 게 유무형으로 가장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7월에 총장이 되고 한 달 정도는 외부 기관도 찾아보며 정신 없이 보냈다. 학교 일이라는 게 총장이 바뀐다고 확 바뀌지 않는다. 혁신과 개혁 진도가 빠르지 않다는 말이다. 기업과는 다른 점이 있다. 또 한 가지 측면만 보고 바꿀 수 없는 부분이 있다. 1년은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3년은 다지는 데 쓰려고 한다. 33년 동안 교수 생활을 했고 여러 보직을 하면서 경험이라든가 속속들이 아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대학교는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대학을 표방한다. 모토도 경기도를 대표하는 명품대학으로 잡았다.
이 총장은 "대학도 비대면 강의가 보편화되면서 건물에 앉아서 강의를 듣는 형태에서 하이브리드 강의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사이버대학이 문제가 됐던 게 학사관리가 안 된다는 것 때문이었는데 기술 변화로 이제 학사관리도 가능해졌다. 그러면서 시설, 건물 이용이 화두가 됐다. 각 대학이 보유한 도서관, 박물관을 네트워크로 묶어 함께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지역의 4~5개 대학이 가진 시설을 한데 묶어 관리는 1곳에서 하면서 공동으로 활용하면 예산을 절감해 효율성은 높일 수 있고 학사 교류-산학연 연구가 효율적으로 되지 않을까 싶다. 과거 운영 방식을 고수해선 안 된다. 확장해서 전국 대학이 도서관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제 1개 대학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이윤규 총장, 임기 4년간의 청사진 제안
33년 강의… 세무·회계·환경경영 전문가
재무처장 등 경험 덕분에 교내 사정 훤해
인구 감소 위기론 '리더십'으로 극복 의지
정치인 출신 총장보다 이 총장이 장점을 가진 건 바로 경기대학교를 잘 알고 있고 다양한 보직으로 실무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이 총장은 "재무처장 시절에는 재무처장의 눈으로, 기획처장은 기획처의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 부총장 때는 총장을 보좌하는 게 역할이니까 일도 거기에 맞춰서 했다. 여러 보직을 한 것이 경험을 가지게 한 건 맞다. 학교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으니 특히 전공이 전공이다 보니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것, 당국과 불거진 세무 문제 등을 잘 처리했던 게 기억이 난다"며 "총장으로서 가장 잘하고 싶은 건, '무엇을 참 잘하는 대학이더라'는 평을 듣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경기대학교가 잘하고 있는 분야가 있는데 거기에 탄소중립 특성화를 하나 더 얹었다. 새로운 시대에 맞춰야 한다. 공공안전도 장점이 있는 분야다. 사회 재난이 발생하면서 사람들이 안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 안전 쪽도 더 강화하려 한다. 경기대학교가 안전, 보건 분야에 수준이 높은데 안전 관련해선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학령 인구 감소로 대학이 위기에 빠졌다는 곡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는데 대해서 이 총장은 "옛날부터 재정, 인사가 충분하면 안 될 게 없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언제나 주어지나. 총장이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게 충분하면 누구나 와도 할 수 있다. 어려울수록 총장이 리더십을 가지고 힘들어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이 공공성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처럼 원가, 수익구조만 보고 (대학경영을)할 수가 없다. 대신 효율성을 따져 낭비될 수 있는 요소는 덜고, 비용이 덜 들어갈 수 있는 구조가 되도록 힘을 많이 들이겠다. 재정을 확충해도 효율성이 없으면 낭비 요소가 생긴다. 행정 시스템, 혁신적인 전산 시스템 같은 건 학교가 갖춰줘야 한다. 그래야 교수도 강의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로 가면서 시스템, 감사, 전산, 안전 분야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