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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확산으로 계란과 오리고기 등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인천지역에서 판매 중인 계란 한 판(30개)의 소매가는 6천936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5천990원보다 15.8% 오른 것이다.

지난 7월 7천원대를 돌파한 뒤 하강 곡선을 그리던 계란 한 판 가격은 HPAI가 발생한 10월 이후 오름세로 돌아섰다.
 

12일 찾은 인천 동구의 한 마트에서는 특란 한 판이 7천원에 팔리고 있었는데, 6천원이 적혀 있던 기존 가격표는 가려진 상태였다.

마트 점원 A(51)씨는 "(가격표를 가린 지) 두 달 정도 됐다"며 "원래 고정가에 계란을 팔았지만 최근 들어 가격 변동이 심해 시세에 따라 판다"고 말했다.

전년比 15.8% ↑ … 다시 오름세
오리고기 한달새 4500 → 5335원
사룟값 부담·물량 감소등도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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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AI 확산은 오리고기 가격 상승세도 부추기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오리고기(1.8~2.4㎏)의 도매가격은 5천335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4천500원대이던 오리고기 가격이 한 달 새 15% 넘게 뛴 것이다.

지난 3월 국제 곡물 가격 인상 영향으로 사룟값이 뛰면서 5천원을 넘었던 오리고기 가격은 곡물값이 안정을 찾자 3천원 후반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계란과 마찬가지로 HPAI 발생 이후 두 달 만에 1천500원이 다시 올랐다.

올가을부터 현재까지 전국에서 HPAI가 발생한 사례는 총 39건인데, 육용오리(15건)와 산란계(10건) 감염 건수가 많다.

올해 발생한 HPAI는 오리 폐사율이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어 오리고기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11~12월에 사육이 시작되는 오리 물량이 줄어든 것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육용오리 사육 마릿수는 11월 647만6천마리, 12월 554만9천마리로 전년 대비 6.8%, 9.3%씩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외식소비가 줄었고, 올해 사룟값 부담이 커진 탓에 오리 사육을 포기한 농가가 많아진 여파다.

산란계의 경우 식용으로 사육되는 육계와 달리 밀폐된 공간에서 기르는 경우가 많아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진 영향을 받고 있다. 또 하반기 들어 가정과 음식점의 계란 구매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도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8~10월 가정과 음식점 내 계란 구매량은 각각 1.8%, 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생산량도 전년보다 200만 개 이상 늘었지만 소비 증가 폭이 더 크다"며 "오는 1~2월 계란 생산량은 올해보다 4%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HPAI 확산이 이어지면 가격 상승세가 꺾일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