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운정신도시를 비롯해 금촌, 문산 등지의 도로가 화물차·대형버스의 불법 밤샘 주차 장소로 변모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들 밤샘 주차 차량은 대부분 교차로 우회전 가·감속 차선에 주차해 야간 우회전 차량의 앞길을 막으면서 '도로 위 흉기'가 되고 있다.
대형 차량의 고질적 밤샘 주차는 주차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행정기관의 느슨한 단속도 한 몫하고 있어 불법 밤샘주차 근절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파주시와 운정·금촌 주민 등에 따르면 운정신도시 동서대로를 비롯해 미래로, 책향기로, 경의로, 심학산로, 금촌 금릉역로, 문산 통일로 등지의 교차로에는 화물차와 대형버스의 밤샘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운정·금촌·문산 등지 '불법 장벽'
"우회전할때 앞길 막아 조마조마"
이들 불법 밤샘 주차차량은 대부분 교차로 우회전 가·감속 차선에 주차돼 있는데 대형으로 차체가 높고 넓어 우회전하는 승용차 운전자의 시야를 막는 통에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눈 쌓인 겨울철에는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급하게 차선을 바꿔야 하거나 급정거하면서 부딪히기 일쑤인데, 이럴 경우 사고 책임문제로 인한 다툼도 빈발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차고지 부족으로 사업용 차량의 4㎞ 이내 차고지 확보 규제가 완화되면서 먼 지역도 차고지 등록이 가능해져 당초 신고된 곳에 있어야 할 상당수 대형 차량이 도심 주택가와 이면도로를 주차장처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은 허가받지 않은 차고지나 주차장이 아닌 장소에서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1시간 이상 주차하는 경우 밤샘 불법주차로 간주해 운행정지 5일 또는 최대 20만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형 사고에 책임문제 다툼 빈발
차고지 규제완화·느슨한 단속 한몫
또 자치단체의 느슨한 단속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주시가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2년6개월 동안 영업용 차량의 법규 위반에 대한 과징금 처분 중 차고지 외 밤샘주차는 화물차가 128건 2천350만원, 전세버스는 473건 8천535만원에 불과했다.
주민들은 "교차로 코너를 돌 때 덤프트럭이나 대형 버스가 턱 가로막고 있으면 앞이 안 보여 조마조마하다"면서 "민원이 제기될 때만 잠깐잠깐 단속하기 때문에 불법 밤샘주차가 줄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야간 밤샘 주차는 인력 부족으로 전체 지역에 대해 원활한 단속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민원이 제기된 곳이나 사고우려지역을 중심으로 단속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