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 등이 사는 인천 쪽방촌에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인천 동구 만석동 쪽방촌에서 만난 황성영(가명) 할아버지 표정은 밝았다. 낮 기온이 영하 4℃까지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닥쳤지만, 선물 받은 점퍼 등 방한용품으로 겨울을 날 걱정을 덜었기 때문이다.
인천쪽방상담소는 황 할아버지에게 두꺼운 등산용 점퍼를 드렸다. 황 할아버지는 "점퍼가 몸에 꼭 맞는다. 아껴서 잘 입겠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인천쪽방상담소, 방한용품 나눔
연탄·등유·도시가스 올라 '근심'
초겨울부터 밤낮 기온이 모두 영하권에 머무는 등 맹추위가 이어지면서 쪽방촌 주민들의 근심이 크다. 게다가 올해는 난방에 쓰이는 연탄이나 등유 가격, 도시가스 요금 등이 많이 올라 부담이 더 커졌다. 쪽방촌에서 많이 쓰이는 연탄은 지난해 1장당 800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적게는 50원에서 많게는 100원이나 올랐다.
보일러에 쓰이는 등유 가격은 지난 18일 인천 기준 1ℓ당 1천540.26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1천128.67원)보다 크게 뛰었다.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1메가줄(MJ)당 19.69원으로, 올해 4월보다 38.46% 비싸졌다.
쪽방촌 주민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 기업, 지자체, 시민 등이 하나둘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특히 연탄 가격이 올랐다는 소식에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시자원봉사센터 등이 인천쪽방상담소에 연탄을 많이 기부했는데, 올겨울에 충분히 쓰고도 남을 정도라고 한다.
그 덕분에 인천쪽방상담소가 도움을 주고 있는 인천 동구, 중구, 계양구 일대 등 쪽방촌 340여 가구에 800여 장씩 연탄이 돌아갔다.
기업·지자체·시민 등 후원 손길
연탄·김치·생필품 등 도움도 꾸준
한국에너지재단,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은 쪽방촌 주민들의 등유 가격과 도시가스 요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개인 후원도 많아져 성능이 좋은 방한용품들이 주민들에게 지원됐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DL건설 등은 생필품(라면·김·마스크 등)과 김치를, 각 구청에선 목도리와 장갑 등을 건넸다.
중구 인현동 쪽방촌 주민 이순연(가명) 할머니는 "걱정 없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종숙 인천쪽방상담소 소장은 "올해 연말에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후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연말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