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부터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시 '비타노바_새로운 삶'은 팬데믹과 그 이후를 다룬다.
"이제는 새로운 삶, 달라진 삶을 기획하고 도모해야 한다는 현 상황에 대한 자기 인식과 문제 의식을 담는다"는 것이 전시장 입구에 붙은 기획전에 대한 설명이다.
'비타노바(vita nova)'는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가 젊은 시절에 썼던 소설의 제목이자 프랑스의 평론가 롤랑 바르트가 어머니를 잃고 쓴 '애도 일기'에서 가져온 라틴어 표현이라고 한다.
'팬데믹과 그 이후' 문제 의식 담아 기획
금혜원·김아람·민경 작가 등 10명 참여
이다혜 북칼럼니스트, 관련 문학들 추천
아트플랫폼이 기획한 이번 전시 참여작가는 10명이다. 금혜원·김아람·민경·박문희·배규무·손승범·조성연·치명타·낯선자들(유은주) 작가와 이다혜 북칼럼니스트가 꾸민다. 강은수 작가는 다음 달 10일부터 이어갈 예정이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작품은 금혜원의 작품이다. 도심(都深)시리즈로 도시의 지하 쓰레기 처리시설에 관한 평면 작품이다. 도시에 있음에도 우리가 결코 집중하지 않는, 어쩌면 일부러 잊고 살아갈지도 모르는 쓰레기 처리 시설의 '비가시적 측면'을 대형 사진으로 표현했다.
민경 작가는 '신체조각' 연작을 선보였다. 작가가 만든 '오브제'와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손의 동작을 결합한 이번 작업을 보면 마치 실제 대화를 건네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조성연의 '지고 맺다' 시리즈는 마치 식물의 영정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잎채소, 마른 채소, 들풀 등이 마치 초자연적인 존재처럼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며 눈과 상상력을 동시에 자극한다.
작가 치명타는 '종이아래' 시리즈를 비롯한 회화 작품으로 평등하지 못한 사회가 '코로나19'라는 재난을 만나며 무너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조명했다.
작가는 이 연작에서 "종이 서류 한 장으로 치환되는 사회적 현상과 한 장의 서류가 있어야만 스스로를 증명할 수 있는 소수자의 현실을 짚어냈다"며 "재난을 기점으로 더욱 붕괴된 공동체성을 재건하기 위해 잊지 말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질문한다"고 한다.
손승범의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은 누군가에 의해 수집된 돌이 가지런히 정돈된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새로운 질서와 규율로 통제된 세상에서 묵묵히 돌을 모으는 한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며 그린 작업이라고 한다.
손승범이 재개발이 진행되다 멈춘 곳에서 방치돼 갈 곳을 잃은 물건을 수집해 만든 설치작품 '신호를 보내는 기념비'도 눈길을 끈다.
김아람은 유해 조류가 된 비둘기를 품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그린 '도브맘' 시리즈와 육류의 공장식 생산 방식을 꼬집은 '돼지조각'과 '고기 드로잉' 연작을 보여준다. 돼지조각은 돈육을 스캔해 출력해 구긴 후에 다양한 입체 형태로 작업한 극사실적인 작품으로 시사하는 바가 컸다.
박문희의 단채널 영상작업 '하얀 전사'와 초현실적인 느낌이 충만한 평면작업 '새로운 영토'와 배규무의 점토 조각 '연리목' 시리즈와 회화 '엮어져서', 낯선자들(유은주)의 증강현실을 활용한 작품도 발길을 오래도록 붙잡았다. 이다혜 북칼럼니스트는 전시 작품과 연결되는 10권의 문학작품을 추천했다.
전시는 내년 3월 5일까지 이어진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