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면서 달걀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에 달걀을 많이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특란 30구의 평균 소비자 가격은 18일 기준 6천672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1% 오른 가격이며, 최고가는 7천58원으로 7천원대를 기록했다.
달걀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 때문이다.
지난 14일 산란계 31만여 마리를 키우는 안성시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된 것을 비롯해 18일 기준 전국 13곳의 산란계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추후 확진 농가가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판에 6672원… 전년比 11% ↑
개인 빵집, 팔려도 손해인 상황
내년 초 8천~9천원 치솟을수도
달걀값 상승으로 자영업자들의 고충은 더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저렴한 가격으로 프랜차이즈 빵집과 경쟁하던 개인 빵집의 경우, 빵 가격을 올릴 수도 없어 타격이 크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사태 등 대내외적인 악재 속에 밀가루, 조미료 등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상황에서 달걀 가격까지 치솟으며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원 원천동에서 개인 빵집을 운영하는 A씨는 "대형 빵집과 비교해 저렴한 가격에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는데,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끊길까 걱정이고 이대로 팔자니 손해다"며 "매년 조류인플루엔자 사태 때마다 달걀값이 어느 정도 상승했지만, 올해는 유독 더 심해 가게 존폐마저 고민 중이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가운데 당분간은 달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파로 인해 겨울 철새가 북상하는 내년 3월까지 조류인플루엔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기별로 매년 12월부터 2~3월까진 달걀 가격이 가장 비싼 시기다. 올해는 AI가 발생하기 시작한 12월부터 이미 높은 가격을 형성해 내년 초엔 8천~9천원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