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의료기관에서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등으로 진료받은 80대 이상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천지원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난해 다빈도 상병 분석 자료(인천지역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의원급 대상)를 보면, 80대 이상에서는 '고혈압성 질환'(고혈압 등), '증상성을 포함하는 기질성 정신장애'(치매 등), '기타 등병증'(추간판장애, 등통증 등), '구강, 침샘 및 턱의 질환'(치주질환, 구내염 등) 등이 각각 다빈도 상병 1~5위를 기록했다.
고혈압·치매·등통증 다빈도 順
치매, 70대 13위→80대 이상 2위
'질환' 인식 늘어나 치료자 증가
특히 치매 등을 포함하는 '증상성을 포함하는 기질성 정신장애'로 80대 이상에서 진료를 받은 건수는 16만7천938건으로, 5년 전인 2016년(8만9천191건)보다 1.88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70대에서 다빈도 상병 13위(7만2천824건)에 해당했던 치매가 80대 이상에서 2위로 치솟은 것이다. → 그래프 참조
가천대 길병원 박기형 교수(신경과)는 "치매 유병률이 높아졌다기보다는 고령 인구가 늘면서 치매 환자 수도 많아진 것으로 보면 된다"며 "국가가 치매 예방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왔고, 치매도 암 등의 다른 질환처럼 하나의 병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마치 치매 유병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 "혈압이나 당뇨를 관리하듯 이른 시기에 정확한 검사를 통해 위험인자를 알아내 치료하며 관리해야 하는 병이란 생각으로 찾아오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와 혼동되는 알츠하이머병도 80대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신경계통의 기타 퇴행성 질환'(알츠하이머병 등, 다빈도 상병 32위)은 2016년 5천128건에서 지난해 2만1천459건으로 5년 사이에 4.18배나 급증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 증상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이다. 박 교수는 "치매의 상당수 원인이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금주·금연, 숙면 등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심뇌혈관계의 위험 인자를 잘 교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마인드 다이어트'(야채, 견과류, 생선 등 섭취) 등을 실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조언했다.
"혈압등 위험인자 잘 교정해야"
야채·견과류·생선 섭취 도움도
요실금 등 비뇨계통 5년새 5배↑
80대 이상부터는 '신부전'(신부전, 신장병 등) 환자도 많이 늘어났다. 다빈도 상병 9위인 이 질환은 지난해 7만7천452건으로 5년 전보다 2.26배 증가했다. 신부전이 전체 질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8~1.9%를 유지하다 2020년 2.4%로 오른 데 이어 지난해에도 2.8%로 더 상승했다.
이와 함께 다빈도 상병 20위 안에 드는 '남성생식기관의 질환'(전립선 질환, 고환염 등)과 '비뇨계통의 기타 질환'(방광염, 요도염 등), '기타 형태의 심장병'(심장병, 심근염, 심부전 등), 허혈심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등도 진료 건수가 5년 사이에 약 1.5~1.8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요실금, 혈뇨 등을 포함하는 '비뇨계통의 증상 및 징후'(다빈도 상병 37위)는 무려 5.06배나 늘기도 했다.
지난해 80대 이상의 전체 진료 건수는 총 278만1천888건으로,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269만6천822건)을 웃돌았다. 대부분의 연령대와 달리 80대 이상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 진료 건수가 소폭 감소하는 데 그친 바 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