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중학교이전 공청회
인천시 중구 송도중학교에서 27일 열린 '학교 이전 관련 주민 공청회'가 학부모, 지역 주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2022.12.27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구도심인 인천 중구 답동에 있는 송도중학교를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놓고 지역에서 찬반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송도중 측은 학생 수 감소와 시설 노후화 등을 이유로 학교 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은 구도심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려면 학교가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송도중 측은 27일 오후 학교 학부모회의실에서 '송도중학교 이전 관련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서 송도중 측은 전교생이 2010년 893명에서 올해 234명으로 73.3%나 줄어들면서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학교 건물의 노후화가 심각해 장마철에는 외벽과 천장에서 누수가 생기는 등 아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제자로 나선 송도학원 오성삼 부이사장은 "송도중이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면 중구에 있는 다른 남자 중학교의 학생 수가 늘면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편성할 수 있고, 송도신도시의 과밀학급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송도중 학교운영위원회 박은옥 위원장도 "교사가 부족해 일부 과목은 여러 학교를 돌아다니는 순환교사가 근무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학교 이전은 불가피하다"고 거들었다.

중구 답동→송도국제도시 추진
학교측, 장마철 누수 등 열악 강조
주민, 교육환경 악화·인구이탈 우려


반면, 주민과 지역 정치권 등은 송도중 이전으로 구도심 교육환경이 더 나빠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종호 중구의회 의원은 "송도국제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주변에 학교가 많아 걸어서 학교에 다닐 수 있지만, 송도중이 이전하면 구도심 아이들은 10분 이상 버스를 타고 통학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교육환경이 열악해지면 아이를 가진 젊은 세대들이 구도심을 떠나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효화 중구의회 의원도 "중구와 동구에 예정된 주택 개발 사업이 많다"며 "새로운 학교를 설립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 만큼, 앞으로 5~10년 후의 학생 유발 계획을 검토해 이전을 장기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도중 측은 2020년 11월부터 학교를 송도국제도시 6공구로 옮기기 위해 인천시교육청과 협의하고 있다. 송도중 관계자는 "공청회에서 제시된 여러 의견을 정리해 인천시교육청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학교 이전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는 학교 이전의 필요성에 관해 설명하는 자리를 계속해서 갖겠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