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제2경인고속도로 대형화재
29일 오후 추돌사고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부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소방대원들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2022.12.29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과천지식정보타운 인근 제2경인고속도로 터널형 방음시설(이하 방음터널)에서 발생한 화재로 5명이 숨진 사고는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만들어진 방음벽이 불을 키워 피해 규모를 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 IC 갈현고가교(상행) 방음터널에서 사상자를 낸 화재의 시작은 5t짜리 덤프트럭이었다. 폐기물을 싣고 있었던 덤프트럭은 차량 노후로 짐작되는 모종의 이유로 터널 안에서 정차했고 차체에서 발생한 불이 폐기물로 옮겨붙은 것으로 전해진다.

PMMA재질 불에 타면 질식 위험
사망·부상자 대부분이 연기 흡입
인증심사 거쳤는지 등 조사 관건

[화보] 제2경인고속도로 대형화재
29일 오후 3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부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2.12.29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폐기물을 싣고 있던 탓에 불의 규모가 커졌고 방음터널을 구성하고 있는 방음벽으로 불이 옮겨가며 연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는 게 사고 목격자 및 초동 조치에 참여한 소방의 시각이다.

방음터널의 방음벽은 알루미늄 철골 구조에 반투명한 플라스틱인 PMMA(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라는 재질을 더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PMMA는 내충격성이 강하고 내열성도 가지고 있어 방음터널에 사용하면 유리보다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화보] 제2경인고속도로 대형화재
29일 오후 추돌사고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부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소방대원들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2022.12.29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비와 눈 등을 막아줄뿐더러 터널 내에 온도가 아주 많이 오르거나 낮아지는 걸 방지할 수 있어서다. 가볍고 유연해 시공도 편리하며 자외선을 직접 쬐더라도 황변이나 노화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방음 재료로 각광 받는다.

유리와 비슷한 광선투과율로 흔히 주차장 지붕이나 야외 계단의 지붕으로도 쓰인다. 문제는 화재가 발생할 경우다.

[화보] 제2경인고속도로 대형화재
29일 오후 추돌사고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부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소방대원들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2022.12.29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불을 만난 플라스틱은 유독가스를 내뿜기 때문에 화재 자체보다 큰 피해를 부르는 질식 등의 위험이 커진다. 이번 사고 역시 사망자뿐 아니라 중상자, 경상자 대부분이 연기 흡입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음터널은 방송설비, 비상조명등, 무선통신보조설비, 피난대피시설, 긴급전화 등 일반 터널에 적용되는 안전 시설을 반드시 갖춰야 할 의무는 없지만 방음벽 자재는 한국산업표준(KS) 인증심사기준을 따르도록 돼 있다.

인증심사 과정에선 불에 얼마나 견디는지 하는 척도인 '연소성'을 확인한다. 구체적으로 잔염시간·잔진시간·탄화면적·탄화길이 등을 확인해 기준을 넘은 제품만 인증을 받도록 하는데 추후 조사를 통해 해당 방음벽이 인증심사를 거쳤는지와 적합하게 시공됐는지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보] 제2경인고속도로 대형화재
29일 오후 추돌사고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부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소방대원들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2022.12.29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또 플라스틱류인 PMMA(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 재질 외에 알루미늄 틀에 강화유리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어 이런 부분이 인재(人災)였는지 여부를 가릴 지점이 될 전망이다. → 관련기사 1면(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로 5명 사망)

/이원근·김동한·김산 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