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난해가 됐지만 불과 나흘 전인 12월29일 시의회는 의왕시체육회의 G-스포츠클럽운영예산과 직원명절휴가비, 경기도민체전 예산 등 6개 항목의 예산을 무턱대고 삭감했다가 시체육회와 지역체육계, 학부모들의 집단 항의를 받았다. 간담회에서 한 학부모가 "왜 잘랐나요"라며 예산 삭감 이유를 물었지만 김학기 의장 등 의원들중 그 누구도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시의회의 여러 역할 중 시 집행부 및 시 산하기관에 대한 예산의 심의·의결 권한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여(與)와 야(野)의 '정치력'이 작용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시의회는 무엇하나 제대로 못했다.
앞서 지난 6월 말 기자는 지방선거를 끝낸 의원들에게 의정 '공부'가 필요할 때라고 제안한 바 있는데, 나머지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
경기도교육청 등 주요기관과의 매칭사업을 지자체에서 막무가내로 삭감한 경우는 2010년 1월 기자가 경기도의회 출입을 시작한 이후로 단 한 번도 겪지 못한 사례다. 수년 전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이 이끄는 도체육회는 경기도·도의회의 집단 린치로 인해 체육회관 관리권한은 GH로 빼앗기고, 반년 가까이 도체육회 임직원들의 급여 및 수당 등이 '0원' 처리됐다가 노동법 위반 지적과 집단반발 등을 고려해 추가경정예산안으로 회생된 바 있다.
대화와 설득의 과정이 통하지 않는다면 정치력을 발휘해 일부 예산을 삭감했다가 살려주는 운영의 묘를 보였어야 했다. 의왕 지역의 특성이 동네가 작아 서로를 잘 알고 순박하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서로의 할 일을 미루지 않고 실천만 잘한다면 온정이 가득한 살고 싶은 의왕이 될 수 있다. 시의회가 이에 크게 일조할 수 있다.
/송수은 지역자치부(의왕) 차장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