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길목을 지키고 있는 팔미도 뒤로 해가 떠오른다. 붉은빛의 해가 팔미도 정상에 걸리자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등대가 선명한 자태를 드러낸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남서쪽으로 약 13㎞ 떨어진 곳에 있는 팔미도(八尾島). 해안선 길이가 2㎞도 안되는 작은 섬이지만, 우리나라 역사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은 자못 크다. 서세동점(西勢東漸) 시기 팔미도는 1883년 인천항(제물포)이 열리면서 우리나라를 드나들던 중국과 일본, 서양 열강의 배들에 이정표가 됐다. 이 같은 위치와 역할은 1903년 6월1일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등대가 세워진 배경이 됐다. 팔미도는 한국전쟁의 전세를 바꿔놓은 인천상륙작전에서 길잡이 역할도 했다. 올해는 인천항 개항 140주년이자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다. 팔미도 뒤로 솟아오르는 저 태양을 바라보며 희망을 품어본다. 배려와 소통으로 갈등을 넘어서는 대한민국을 꿈꿔본다. 2023.1.1 사진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글/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