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빠른 개미들은 이미 정기예금으로 갈아탔다. 그들은 걱정이 적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미들은 2021년 급등 장세의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시장에 계속 머물고 있다. 기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계좌는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하락 주가 매도 지연·물타기 손실뿐
시장 판단 인정않고 고집하면 파멸
왜 개미들은 실패할까. 여러 요인이 있다. 전문가들은 손절(損切)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매수자는 상승을, 매도자는 하락을 예측한다. 그러니 누군가의 예상은 항상 틀린다. 매수 후 계속 하락하면 자신의 판단을 의심해야 한다. 판단의 잘못을 인정하면 결단해야 한다. 작은 손해를 감수해야 더 큰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그래야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떨어진 주가는 회복된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매도 타임을 미룬다. 하락을 추가 매수의 기회로 오인하고 빚까지 동원하여 물타기 한다. 매도 지연과 물타기는 손실의 폭만 키울 뿐이다. 시장은 냉정하다. 투자자의 과욕을 시장은 확인시켜준다. 시장의 판단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을 계속 고집하면 파멸에 이른다.
욕심에 눈이 멀면 시장을 볼 수 없다. 자신의 실수도 알 수 없다. 주관적 희망을 객관적 분석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손실이 누적된다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냉정해져야 한다. 잘못을 인정한다면 바로 손절해야 한다. 실력과 내공을 키운 후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한 종목에서 실패해도 다른 종목에서 성공하면 만회할 수 있다. 그러나 손절하지 못하면 마침내 원금을 모두 잃는다. 다시는 시장에 참여할 기회가 사라진다. 게임오버다.
정치도 유사… 야당 행태 조마조마
당대표 사법리스크 궁색한 변명만
주변사람 변심과 희생 늘어날 수도
정치도 주식과 유사하다. 현재 야당의 행태를 보면 조마조마하다. 지난 대선은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패배를 인정하기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선택을 무시하는 셈이다. 시장이 결정한 주가를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다. 선거결과를 인정하고 패인을 냉정하게 분석하여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워야 한다. 그리고 다음 기회에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망 없는 주식에 계속 투자하는 무리수를 범할 수 있다. 야당 고정 지지층만 바라본다면 자기 확신은 더 강화될 뿐이다.
대통령선거 이후의 재보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민심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마치 손실을 본 투자 종목을 손절할지, 추가 매수할지 판단할 수 있는 기회와 유사했다. 그 결과는 현재의 당대표 선출로 이어졌다. 당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새해에도 없어지지 않는다. 의혹이 짙어질수록 궁색한 변명과 억지논리가 등장하게 된다. 당대표 주변 사람의 변심과 희생도 늘어날 수 있다. 국민들은 다 지켜보고 있다.
시장에서 내가 선택한 종목의 주가가 계속 하락한다면 회생 가능성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잘못되었다면 지금까지 발생한 손실과 투자시간이 아까워도 과감하게 손절해야 한다. 쪼그라들었지만 남은 자산으로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 작은 손실이 두려워서 손절하지 못하면 더 큰 손실이 기다린다.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물론 내 판단이 옳을 수도 있다. 지금 시장이 이 종목의 가치를 모를 뿐이지 언젠가는 진가를 알아줄 것이다. 그러면 버틸 수 있다. 그 기다림은 고난의 시간이다. 이 종목을 버리고 가능성이 더 높은 다른 종목을 찾을 수 있으면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이것을 잘 하는 사람을 주식에서는 '현명한' 투자자라고 한다. 정치에서는 민심을 알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새로운' 정치리더라 할 수 있겠다.
2023년의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는 호랑이 같은 용맹함을 잉태했다. 새해는 토끼 같은 민첩함이 탄생한다. 새해는 우리 모두 용맹과 민첩을 겸비하면 좋겠다. 주식은 '대박' 나고 정치는 새로운 비전이 제시되면 좋겠다.
/이영철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