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암과 관련한 국내 연구진들의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암을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데 한발 더 다가섰다.
위암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은 위선암이다. 점막에서 성장해 크기가 커지며 위벽을 침범하고, 흔히 위 주변의 림프절에 암세포들이 옮아간다. 더 진행되면 간, 췌장, 십이지장 등을 침범하거나 혈관 등을 타고 간이나 폐 등 멀리 떨어져 있는 장기로 전이가 될 수도 있다.
위암 1기는 내시경적 절제술이나 위절제수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지만, 2~3기 진행성 위암은 근치적 위절제술이나 광범위 림프절 곽청술 후에 보조항암화학요법 치료를 하는 것이 표준이다. 다만 환자가 6개월~1년간의 긴 치료기간과 항암제로 인한 부작용을 겪으며 이러한 표준치료 주기를 완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치료기간 단축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아주대병원 이현우 교수팀, 빅데이터 활용 환자 2만여명 분석…
2기 이상 진행성에선 '8주기 치료' 완료때 가장 우수한 경과 확인
그렇다면 2기 이상 진행성 위암에서 가장 적절한 보조항암화학요법의 치료기간은 얼마일까. 아주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이현우 교수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빅데이터를 이용해 위암 환자 2만여 명의 위암 수술 후 항암제인 'S-1' 또는 '카페시타빈/옥살리플라틴' 보조항암화학요법의 치료기간에 따른 예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 시행하고 있는 표준치료 주기인 8주기를 모두 완료했을 때 5년 생존율이 77.9%로 치료 예후가 가장 우수했으며, 5주기 이하로 시행했을 때는 5년 생존율이 48.4%로 떨어졌다.
또 경구 항암제 S-1 치료군(표준치료 1년)과 경구 항암제 카페시타빈, 주사제제 옥살리플라틴 치료군(표준치료 6개월) 모두 해당 항암요법의 주기를 완료하지 못하더라도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기간이 증가할수록 환자의 예후도 함께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한림대성심병원 장대영 교수등 "PWWP2B 단백질 중요 회복 요소"
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장대영·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김홍태·숙명여대 생명시스템학부 김용환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의 위암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PWWP2B 단백질' 변이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PWWP2B 단백질은 세포의 핵에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UHRF1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며 DNA 이중사슬 손상의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파악했는데, 체내 PWWP2B 단백질 변이가 일어나면 우리 몸은 손상된 DNA를 복구하지 못하고 유전자 돌연변이가 축적돼 결국 위암의 원인으로 이어진다.
또 PWWP2B 단백질은 위암 환자의 생존기간과 관계가 있었는데, 전체 위암 환자 25명 중 PWWP2B 단백질 변이가 발생하지 않았던 그룹의 평균 전체생존기간은 58.6개월로 변이가 발생한 그룹(24.9개월)과 비교해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장대영 한림대성심병원 교수는 "PWWP2B 단백질은 위암의 정밀한 진단과 치료는 물론 예후를 예측하는 데도 중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본다"며 " 이 단백질이 DNA 이중 사슬 손상 복구를 돕는다는 사실을 발견해냄으로써 위암 외에 다양한 질환에서의 후속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