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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희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아는가, 세계 3대 거짓말?

거짓말(lie), 새빨간 거짓말(damned lies) 그리고 통계(statistics)란다. 미 작가 마크 트윈의 얘기다. 그중에서도 논증 뒷받침에 활용되는 '통계'가 그간 얼마나 정책 입맛대로 '마사지'(?)가 이뤄졌으면 그랬을까!

'공식통계는 경제적, 인구통계적, 사회적, 환경적 상황에 관한 데이터를 정부와 경제조직, 국민에게 제공하는 민주사회의 정보체계에 필수적 요소다'. 유엔의 '공식통계 기본원칙' 첫 줄에 나오는 내용이다. 정확하고 객관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통계 산출은 국가 정책을 비롯해 사회, 기업, 가계 등의 각종 개인과 조직이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토대다. 그럼에도 각종 통계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통계를 근거로 한 예측대로 미래는 굴러가지 않을 거라는 반(半) 희망이 원인은 아닐까.

한국은 세상에서 고령화가 가장 가파르고, 가장 빨리 사라질 나라다. 합계출산율 세계 꼴찌(2022년 0.7명대)라는 '초저출산'에 대한 통계적 예측과 그 위험성은 날로 높아가고 있건만, 이를 대하는 사회 분위기는 "설마?" "어떻게 되겠지"로 대표되듯 반신반의에 절박함이 없다. 현재 추세라면 대재앙에 직면할 수 있음에도 다들 '제3자'가 돼 불구경 중이다. '내년 일을 말하면 귀신이 웃는다'는 속담처럼 당장 내일 일도 모르는데 하물며 수십 년 뒤를 어찌 꿰겠는가. 한데 말이다, 저출산 문제는 절대 그렇지가 않다.  


'초저출산율 위험성' 절박함 못느껴
'日열도 부족국가 출현' 남얘기 아냐


'인구통계와 인구변화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미래 예측 지표의 하나다'. 경영학 창시자 피터 드러커의 지적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핵심 단서의 하나가 인구통계라는 거다. 실제로 인구의 미래는 예측하는 게 아니다. 올해 태어난 신생아 수는 10년 뒤 10살, 20년 뒤 20살의 인구수와 일치한다. 하여 저출산이 초래할 미래사회(인구동태)는 비교적 정확히 그려낼 수 있다.

얼마 전 출간된 일본 인구감소대책종합연구소 이사장 '가와이 마사시(河合雅司)'의 '미래연표'는 저출산 덫에 걸린 암울한 미래상을 보여준다. 2015년 시점에 1억2천700만명이던 일본 인구가 100년도 안 돼 5천만명 정도로 준다. 300년 후엔 약 450만명까지 줄고, 서기 3000년엔 달랑 2천명만 남아 열도에 부족국가가 출현한다. 1899년 통계 작성 이래 지난해 신생아가 처음으로 80만명을 밑돈 일본. 그런 일본의 합계출산율(1.3명)을 한참 밑돌며 대학도 기업도 지역도 사라질 위기에 놓인 우리에겐 남 얘기가 아니다.

또 책은 제조업, 자동차, 금융 등 17개 업계에서 벌어질 일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제조업에선 혁신적 히트상품이 탄생하지 않고, 자동차업계는 정비사 부족으로 차를 고칠 수 없으며, 금융업계는 IT인력 80만명 부족으로 문제가 속출한다. 또 물류업에선 운전기사가 부족해 10억t의 짐을 옮길 수 없고, 주택업계는 30대가 줄어 신축주택이 팔리지 않으며, 건설업에선 노후화된 도로가 망가진 채 방치, 의료업계는 2030년경 치료할 환자가 부족하다. 한 국가의 근간이 통째로 흔들리는 내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도 잊지 않는다.

①양적 확대모델과 결별하라. ②남길 사업과 접을 사업을 선별하라. ③제품·서비스의 부가가치를 높여라. ④무형자산 투자로 브랜드력을 높여라. ⑤1인당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려라. ⑥전 종업원의 스킬을 향상시켜라. ⑦연공서열 인사제도를 폐지하라. ⑧청년세대 간의 교류를 적극 장려하라. ⑨10만명 규모의 도시를 세워 상권을 유지하라. ⑩수출국의 장래인구를 파악하라.

산업 올스톱 국가 근간 통째로 휘청
확대·분산 탈피 '집중·특화' 생존 키
재앙 예방 못하면 개인주의 심화탓

결론은 '확대·분산'을 탈피해 '집중·특화'가 인구감소 시대의 생존 키워드다. 세계인구가 1974년 40억명에서 반세기도 안 돼 80억명을 돌파한 것과는 역으로 한국의 초저출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인적 자원밖에 없는 나라에서 인적 자원조차 없는 나라가 돼가고 있다. 인류사를 복기하면 인간은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 적이 없다. 일이 터지기 전엔 여러 차례 경고성 징후도 있다. 닥칠 저출산 재앙을 최소화하지 못한다면, 그건 국민의 통계에 대한 회의감과 개인주의 심화 탓으로 기록될 게다.

/김광희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