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키'(ssunki)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김선희(39)의 개인전이 인천 부평구에 있는 갤러리 밀레에서 열리고 있다. 'Fantasy mode Garden'이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썬키 작가의 작품 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그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이국적인 분위기로 꾸며진 정원에 야자수가 자라고 화려한 색의 꽃이 활짝 피어있고 정원에는 토끼, 사슴, 오리와 같은 작은 동물들이 보인다. 그림 속 예쁜 동물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보이는데, 불안하거나 외롭게 보이지 않고 아주 편안해 보인다. 별이 쏟아지는 하늘 아래 수평선 위로 돌고래가 뛰어오르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작가가 지난해 처음 선보이는 '정원' 연작은 유년 시절에 꾸었던 꿈이 중요한 모티브가 됐다고 한다. 어린 시절 그는 마음에 상처를 잘 받는 소심한 아이였는데, 펑펑 울다 잠든 어느 날 꾸었던 꿈에서 펼쳐진 환상적인 풍경의 숲 속의 기억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한다.
작가가 그린 정원에는 환한 보름달이, 또 달빛에 털이 반짝이는 동물들, 꽃과 열매가 가득하다. 그 후로 이 환상의 숲을 꿈속에서 만나고 나면 작가의 하루는 온기로 충만했다고 한다. 작가는 "그곳은 나에게 상처를 주고,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나만의 '유토피아'였다"고 했다.
화폭에 펼쳐진 유토피아에는 자신의 소중한 가족들을 형상화한 작은 동물이 머무르고 있다.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한동안 붓을 잡지 않다 최근에서야 다시 작업을 시작했는데, 작가는 아직 어린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하다. 연약하지만 사랑스러운, 남에게 해를 줄 것 같지 않고 공격적이지 않은 작은 동물들이 캔버스에는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정원연작 이전에 작업해 온 작가의 인물화와 꽃 그림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전시는 29일까지 이어진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