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스케이팅은 점프가 비중을 많이 차지해서 점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데 아이스댄스는 프로그램에 집중하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꿈나무인 김지니(15·성남 구미중)는 지난 6일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23' 대회 아이스댄스 주니어 프리 댄스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지니는 이나무(15·경기도빙상경기연맹 16세 이하부)와 함께 짝을 이뤄 아이스댄스 프리 댄스 종목에 출전해 의정부실내빙상장을 찾은 관중들 앞에서 아름다운 연기를 펼쳤다.
김지니·이나무 조는 댄스 스핀, 스트레이트 라인 리프트, 싱크로나이즈드 트위즐 등의 기술들을 큰 실수 없이 연기해냈다. 아직 15살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전날 리듬댄스와 합쳐 총점 125.59점을 기록한 김지니와 이나무 조. 총점 169.45점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아이스댄스 주니어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임해나(18·경기일반)·취안예(21·경기일반) 조와는 큰 점수 차이가 났지만 앞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대회 출전
총점 125.59점… 향후 활약 등 기대감 뽐내
'주니어그랑프리 銀' 임해나·취안예 롤모델
1976년 인스브루크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아이스댄스는 여성 1명과 남성 1명이 같은 조를 이뤄 경기를 치른다. 아이스댄스에서는 2회전 이상의 점프를 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는 못한 피겨스케이팅 종목이다. 싱글 스케이팅을 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 아이스댄스 종목을 하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김지니와 이나무는 개척되지 않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셈이다.
김지니와 이나무는 싱글 스케이팅을 하다 코치의 권유로 아이스댄스를 시작하게 됐다. 파트너와의 호흡이 중요한 아이스댄스에서 김지니와 이나무는 별다른 문제 없이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나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지니와는) 원래 알던 사이"라며 "같이 뭔가를 하려고 하다 보니 평소 알던 부분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있었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은 그런 부분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아이스댄스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임해나·취안예 조는 김지니와 이나무의 좋은 롤모델이다. 이나무는 "임해나와 취안예 선수가 멋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도 저런 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스댄스는 이들에게 행복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김지니는 "정말 많은 경험을 해서 제 피겨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즌이었던 거 같다"고 이번 시즌을 평가했다.
김지니와 이나무는 제2의 임해나와 취안예가 되기 위해 빙상장에서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