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천경제자유구역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 금액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금리 인상 등 투자환경 악화가 FDI 유치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분석했다.

9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경제자유구역 FDI 신고 금액은 3억5천800만달러로, 연간 목표 실적인 6억 달러의 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1억1천800만 달러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신규 외국인 투자 계약 실적은 (주)코스트코 코리아와 싸토리우스 코리아 등 2건에 그쳤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곳도 1개 기업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외국인 투자 대부분이 송도국제도시에 집중됐다.

지난해 송도국제도시 FDI 실적은 2억4천900만 달러로 집계돼 영종국제도시(6천500만 달러), 청라국제도시(4천200만 달러)와 차이가 컸다. 


작년 3억5800만 달러… 60% 수준
금리 인상등 투자 환경 악화 분석
경제청 "유치전략 다각화로 타개"

인천경제청은 투자 환경 위축과 별개로,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서 외국인 투자 용지를 마련하는 것도 한계에 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유망 기업 유치 등으로 투자 유치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유치한 국내 기업 투자금은 7조462억원으로, 2021년(1조5천756억원)의 4.5배에 달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국내 기업 유치 건수는 2016∼2020년 3건에 불과했으나 2021∼2022년에는 7건으로 늘어났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2021년 외국인투자기업 전용 부지 일부에 국내 기업도 입주할 수 있도록 개발계획을 변경하는 등 적극적으로 국내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마크로젠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공장 증설과 연구시설 건립 등에 수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서 2021년부터 '개발 및 외국인 투자 유치' 중심에서 '혁신 성장'으로 발전 전략이 수정됐다"며 "다각화한 방식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 성장 동력을 이끌어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