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일반계고등학교(인문계고) 입학 전형에서 3년 만에 탈락자가 나왔다. 이는 예년보다 많은 아이가 태어난 '황금돼지띠'(2007년) 학생들이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빚어진 결과다.
인천시교육청은 2023학년도 일반계고 모집 결과, 120명이 탈락했다고 9일 발표했다. 모집 정원(1만9천535명)을 초과하는 1만9천655명의 학생들이 지원하면서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대거 고배를 마시게 됐다.
인천시교육청은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을 존중하기 위해 2021학년도부터 2년 동안 일반계고 고입 전형에 지원한 아이들을 모두 합격시켰다. 하지만 출생률이 높았던 황금돼지띠의 영향으로 올해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이 예년보다 3천여명이나 많은 2만7천여명에 달해 일반계고 입시 탈락자가 발생했다.
120명 고배… 장거리 통학해야
송도·청라·검단 진학희망 편중
과밀학급·입학 경쟁 문제 우려
인천시교육청은 일반계고 정원을 예년보다 1천950명이나 늘리고, 특성화고 진학을 적극적으로 유도했으나 이 같은 결과를 막지 못했다.
일반계고 입시에 떨어진 학생들은 전기 입학전형에서 학생 정원을 채우지 못한 특성화고, 인천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강화군이나 옹진군에 있는 일반계고로 지원해야 한다. 해당 학생들이 진로와 맞지 않거나 원하지 않는 특성화고나 섬 지역 학교로 진학해야 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올해 고등학교 신입생들이 크게 늘면서 원거리 통학이나 과밀학급 문제도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교육청이 지난해 11월 당시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송도국제도시나 청라국제도시, 검단신도시에 있는 일부 학교는 정원보다 100명이 많은 학생이 진학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교육청은 늘어난 학생 수를 대비하기 위해 여유 교실이 있거나 학급당 학생 수가 비교적 적은 비선호 학교 위주로 정원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선호하는 신도시 등 학교는 정원이 그대로여서 입학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이다.
교육계 안팎에선 멀리 떨어진 학교로 통학해야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일부 학교는 과밀학급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학할 수 있는 진로 변경 전·입학 절차나 특수지 학교 전학 제도 등을 이용하면 도심에 있는 일반계고로 전학을 올 수 있다"며 "아이들이 원거리 통학하는 일이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