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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경동대 마크
경동대학교(총장·전성용)가 자체 캠퍼스 특화전략에 따라 양주시에 메트로폴캠퍼스를 연 지 8년이 지나며 지역사회에 차츰 인지도와 친밀도를 쌓아가고 있다.

시민들은 최근 몇 년 새 이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고 있다. 단순 일회성 행사를 넘어 각종 시민 대상 교육프로그램과 봉사 등 꾸준한 지역사회 공헌활동이 시민과의 거리감을 더욱 좁혔다.

이제 대학은 학생에 한정된 고등교육 역할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성장을 돕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대학이 보유한 교육자원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며 상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동대는 크고 작은 지역사회 공헌활동으로 캠퍼스의 경계를 허물어 가고 있다. 캠퍼스가 대학생만이 이용하는 교육공간이 아니라 주민 누구에게나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란 인식을 심어주려 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된 지난해부터 지역사회와 거리 좁히기 노력은 한층 강화돼 시민들에게 친숙한 대학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양주 메트로폴캠 8년 경과… 인지도 쌓여
교육자원 지역사회 공유하며 상생안 모색
'동동동' 축제 스포츠마케팅학과 학생참여
쓰담 걷기·디제잉 공연 등 프로그램 선봬


장애인 고교생 초청… 제과제빵 기술 교육
교사 메타버스·영상교육 거점연수원 역할
중·고교 찾아 '인성 함양·진로 특강' 시행


■ 지역주민 축제에 파고든 대학

지난해 10월 양주시 회천4동 옥정호수공원에서 열린 '동동동(동민과 동행하는 동민화합)' 대축제는 예전에 볼 수 없던 대학생들로 북적거렸다.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재개된 축제에 경동대 스포츠마케팅학과 학생들이 참여한 것이다. 이들은 단순 참여자가 아니라 축제에서 진행될 프로그램을 회천4동과 공동 기획했다.

'옥정이와 경동이의 만남'이라는 체육행사가 이들이 공동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스포츠마케팅 기법을 활용해 주민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이벤트로 구성됐다. 이 이벤트 중 하나인 '쓰담 걷기'는 플로깅(plogging)의 순우리말 표현인 '쓰담 달리기'에서 나온 말로 '쓰레기 주워담기'와 '마음 쓰다듬기'를 합친 조어다.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우며 2㎞를 걷는 스포츠 이벤트로 올해 처음 선보였는데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씨름 퍼포먼스, 디제잉 공연, 청소년 예술인 공연, 태권도시범단 축하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획됐다.

이어 유아교육과는 지난해 10월26일, 11월9·16일 양주2동 행정복지센터와 공동으로 영유아 문화공연을 세 차례에 걸쳐 열었다. 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 원아들이 참여해 학생들이 마련한 프로그램을 즐기는 행사로 양주2동의 최대 영유아 축제로 자리 잡았다. 축제가 갈수록 커지다 보니 양주2동 기관과 단체들이 앞다퉈 후원자로 나서고 있다.

양주 회천4동 동동동대축제 참가
경동대 태권도시범단이 지난해 10월 양주 회천4동 동동동 대축제에 참가해 태권도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경동대학교 제공

■ 지역 청소년 꿈 키워주고 빈곤 아동엔 따뜻한 나눔

서울및 수도권의 요리 인재들이 모이는 경동대 호텔조리학과에선 2019년부터 지역 장애인 고교생을 초청해 제과제빵 기술을 가르쳐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잠시 쉬었다가 지난해 9월 다시 열리게 됐다.

이 행사는 호텔조리학과 사회봉사동아리 '투게더'가 주최로, 장애인 학생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제과제빵 기술을 가르치며 학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보낸다. 교수들도 취지에 공감해 힘을 보태고 있다. 짧은 시간에 배우는 기술이지만 장애인 학생에게는 요리사의 꿈을 키우는 기회가 되고 있다.

동아리 회장인 김수정양은 "봉사 자체가 하나의 즐거움이지만 이를 통해 전공 실력도 키우는 일거양득"이라고 설명한다.

호텔조리학과 학생들은 지난해 11월22일 '김치의 날'에는 직접 김치를 담가 교내 청소미화원들과 양주시 빈곤층 아동 가정에 전달하기도 했다. 경동대 학생상담센터는 김장 비용을 후원했고 학과 교수들도 아동 돕기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경동대는 전공자가 아닌 일반 학생들도 요리에 관심이 많다는 것에 힌트를 얻어 지역사회와 가까워질 수 있는 이색 이벤트를 마련했다.

양주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캐릭터인 '별산이'를 활용해 '1만원으로 한 끼 식사 만들기'라는 경연을 열었다. 지난해 11월14일 열린 경연 영상은 양주시 유튜브 채널에 공개돼 지역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시 공식 SNS와 유튜브 채널에는 경동대 학생들의 응원 메시지와 관람평이 잇따르며 시의 소통 채널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도담학교 고교생 경동대 호텔조리학과 제과제빵 교육
경동대는 매년 양주지역 장애인 고교생들을 초청, 제과제빵 교육을 하고 있다. /경동대학교 제공

■ 양주·동두천 중등교사에 디지털 미디어 교육


경동대는 지난해 7월 양주 메트로폴캠퍼스 평생교육원에서 양주·동두천지역 중·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메타버스와 영상콘텐츠 제작을 교육하는 교원연수를 진행했다.

메타버스와 영상콘텐츠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교육분야에서도 수요가 커지고 있으나 경기 북부지역에서 이를 전문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기관은 부족한 실정이다.

경동대는 경기도교육청과 협력해 디지털 시대 지역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전문화된 연수를 준비했다. 경동대는 이미 2021년부터 도교육청과 지역거점 연수원 역할을 하는 협약을 맺고 IT(정보기술)분야에 특화된 연수를 제공하고 있다. 양주·동두천 지역 교사들은 근무지와 가까운 대학에서 특화되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어 반기고 있다.

경동대 학생들 김장 봉사
경동대 호텔조리학과 사회봉사동아리 학생들이 지역 빈곤층 아동들에게 나눠줄 김장을 담그고 있다. /경동대학교 제공

■ 지역 중·고교생 진로 봉사로 미래 재원 확보


경동대는 지역 중·고교를 꾸준히 찾아다니며 진로 함양과 인성 특강을 하고 있다. 또 학생들을 캠퍼스로 초청해 평소 꿈꾸던 전공을 체험하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청소년들은 대학과 가까워지고 미래 진로를 구체화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중·고교생 진로봉사는 대학 진학으로도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전성용 총장은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어 지역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사회봉사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동대가 경기북부지역 장애인 고교생에게 대학생활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이런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경기도교육청이 지원하며 대학진학 정보와 진로 탐색 외에도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심리상담도 제공한다.

경동대 관계자는 "장애인 학생에게 다양한 교육·체험 기회를 지원하는 데는 지자체 자원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대학이 보유한 교육자원은 이를 보완하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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