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지역 화장품 공동 브랜드 '어울(Oull)'을 민간에 이양한다. 브랜드 론칭 9년여 만이다. 관(官) 주도 브랜드 운영의 한계, 저조한 매출액 등이 민간 이양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어울 브랜드를 민간에 넘기지만, 지역 뷰티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정책은 계속해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인천시와 인천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어울 브랜드를 민간에 이양하기 위한 공모가 빠르면 이달 중 진행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민간업체나 컨소시엄 등으로부터 어울 브랜드 활성화 방안을 제안받은 뒤 별도의 심사 절차를 거쳐 이양업체를 선정할 방침이다.
市, 이르면 이달중 공모… 심사 방침
인천시는 어울 브랜드 소유권을 확보한 업체가 어울 브랜드로 이익을 얻을 경우, 일정 비율을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공모 일정과 내용, 추진 방식 등은 내부 조율 중이다. 인천시는 2014년 어울 브랜드를 론칭했다.
어울은 순우리말 '어울리다'에서 착안했다. '나한테 어울리는 화장품', '인천시와 지역 화장품 제조사가 어울려 만든 화장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브랜드 마케팅 등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화장품 제조업체들을 돕겠다는 취지가 컸다.
인천시가 론칭 9년 만에 민간 이양을 결정한 건,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분석된다. 우선 어울 브랜드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기술 개발 및 마케팅 비용 등 3억~10억원을 인천테크노파크를 통해 어울 브랜드 운영사에 지원하고, 운영사는 매출액 일부를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환원해왔다.
론칭 첫해 7억2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어울은 2015년 26억6천만원, 2016년 50억3천만원을 기록하는 등 출범 초기 긍정적인 성적을 거뒀다. 당시 중국인의 한국 화장품 선호 현상이 매출액 증가에 큰 도움이 됐다.
뷰티산업 육성 지원책은 지속 추진
관 주도의 브랜드 운영에도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민간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화장품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운영사, 인천테크노파크, 인천시 등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의사 결정 구조도 빠른 대응에 어려움을 준 요인 중 하나다.
인천시는 어울 브랜드를 민간에 이양한다고 해서 지역 뷰티산업 육성을 포기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뷰티 스타기업 육성, 국내외 판로 개척 지원, K뷰티산업 전문 인력 양성 등의 내용을 담은 '인천 뷰티산업 활성화 4개년 계획'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어울 브랜드의 민간 이양은 어울을 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라며 "2021년 발표한 뷰티산업 활성화 기본계획을 중심으로 뷰티산업 육성 지원사업은 지속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