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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2021년 기준 지역별 일·생활 균형지수에서 특별·광역시 중 6위, 전체 17개 시도 중 13위로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근로자들이 점심식사를 마치고 걸어가고 있다. 2023.1.11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개인의 일과 생활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보는 고용노동부 '일·생활 균형지수' 평가에서 인천이 지난해에 이어 또 하위권에 머물렀다. 상대적으로 사내 복지가 열악한 중소 제조업체가 많은 인천의 산업 구조를 고려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11일 '2021년 기준 지역별 일·생활 균형지수'를 발표했다. 일·생활 균형지수는 일, 생활, 제도, 지자체 관심도 등 4개 영역에서 총 근로시간, 초과 근로시간, 여가, 육아휴직 이용률, 초등 돌봄교실 이용률 등 24개 지표로 측정한다.

인천은 총점 50.6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3위에 그쳤다. 특별·광역시 중에서는 울산(47.3점) 다음으로 낮았다. 고용노동부는 총점을 기준으로 지역을 상·중·하 그룹으로 분류했는데, 인천은 충북(49.4점), 강원(48.9점), 경북(47.3점) 등과 하위권에 속했다. 부산(64.1점), 서울(62점) 등이 상위권, 경기(56.9점), 충남(56점) 등은 중위권이었다.

특히 인천은 총 근로시간 등으로 평가하는 '일'(12.1점)과 일·생활 균형 조례 여부 등으로 평가하는 '지자체 관심도'(7.2점)에서 전국 평균(각각 13.2점, 8.8점)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인천은 지난해 발표에서도 총점 49.7점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일·생활 균형지수가 낮다는 것은 노동시간 등은 많고, 육아휴직이나 초등 돌봄교실 등 복지 혜택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의미다. 인천 노동계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영세 사업장이 많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육아휴직·여가 등 24개 지표 측정
총점 50.6점… 17개 시도 중 13위
시 "연내 조례 발의 시의회 협의"

이진숙 민주노총 인천본부 정책국장은 "인천도 예전보다 고부가가치 산업이 늘었지만, 여전히 영세한 중소 제조 사업장이 주를 이룬다"며 "저임금 노동자가 복지 혜택이 적은 상황에서 임금을 더 받기 위해 초과 근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에는 인천시, 남동국가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인천경영자총협회, 노사발전재단, 인천여성가족재단 등이 참여하는 '일·생활 균형 인천지역추진단'이 있다. 해당 기관·단체들은 지역 특색에 맞는 일·생활 균형 정책을 발굴하고 사업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남동국가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 관계자는 "정부의 가족친화인증제 등 일·생활 균형 관련 제도를 기업에 알리고 있는데,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인식이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 가족친화인증제는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등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을 선정해 여러 혜택을 주는 제도다.

그는 이어 "일·생활 균형 제도가 비교적 잘 정착했다고 평가받는 부산 등 다른 시도에서는 관련 조례를 제정해 기업 지원책을 발굴하고 지원센터를 설립해 교육이나 홍보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가족다문화과 관계자는 "올해 안에 일·생활 균형 조례안이 발의되도록 시의회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