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미국 마약단속국(DEA), 인천본부세관과 공조해 국내에 대량의 마약을 밀수입한 국제 마약조직 조직원 등을 검거했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김연실)는 12일 인천지검에서 브리핑을 열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국제 마약조직 조직원 A(29)씨 등 6명을 검거해 구속하고, 조직원 도피에 관여한 B(29)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에 있는 해외총책과 관리책 등 2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현지 수사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A씨 등은 한국과 미국에 거점을 두고 지난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인천국제공항과 부산항 등을 통해 미국에서 필로폰 27.5㎏과 MDMA(엑스터시) 800정을 국내에 밀수입하고, 대마 4.1㎏가량을 운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필로폰 27.5㎏·MDMA 800정 반입
DEA·FBI등 공조 1년간 추적 결실
美 한인 주축 조직 확인한 최초사례
밀수입한 필로폰은 900억원 상당으로 약 90만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분량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미국발 필로폰(총 38.7㎏)의 약 70%에 달한다. 이들은 각설탕, 수족관 돌, 시리얼 등과 혼합해 마약을 몰래 들여오거나 체스판 바닥, 가정용 헬스 사이클 등에 마약을 숨기기도 했다.
검찰은 2021년 12월 인천공항에서 미국발 필로폰 9.2㎏을 확인하고, 이를 밀수입한 수령책을 추적해 C씨 등 4명을 우선 검거했다.
이후 수사당국은 C씨 등의 마약 배송 횟수가 다수인 점, 신종 은닉 수법 등을 고려해 대규모 마약조직의 범행으로 추정하고, 미국 마약단속국과 공조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마약단속국, FBI(연방수사국) 등으로 구성된 LA 합동수사단과 회의를 벌여 수사 상황을 공유하는 등 1년간 조직을 추적한 끝에 지난해 10월 수령·관리책 A씨 등 2명을 검거하고, 국내에 반입한 마약을 모두 압수했다.
이번 사건은 검찰이 미국 내 한인을 주축으로 한 국제 마약조직의 실체를 확인한 최초 사례다. 검찰은 통신·계좌 추적, 구치소 접견 기록 분석, 재판 비용 출처 확인 등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조직의 실체를 확인했다.
검찰은 미국에 체류 중인 총책과 관리책 검거를 위해 현지 수사당국과 협력하는 한편 조직과 연관된 국내 마약 유통 사범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서 밀수입된 필로폰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번 수사를 통해 미국발 필로폰 70%를 국내에 밀수입한 주력 조직을 붕괴시킴으로써 국내 반입·유통을 위축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이 대한민국 관문인 만큼 마약 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