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 인천본사 '12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11일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신희식((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 독자위원장, 이동익(민주노총 인천본부 조직국장)·양진채(소설가)·홍지연(책방 산책 대표) 독자위원이 참석했다. 인천본사 목동훈 편집국장이 독자위원의 의견을 들었다.
신희식 독자위원장은 <이민 120년, 역경을 헤친 코리안 개척기>(27·28·29일 1·3면)를 관심있게 읽었다고 했다. 그는 "공식 이민사 시작점이 인천이다. 인천의 지역성을 살린 기사였다"면서 "기사에 인천의 재외동포청 유치 관련 내용이 있는데, 앞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재외동포청 유치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서 경인일보가 다시 다뤄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양진채 위원은 경인일보가 "조병창, 영단주택 등 지역에 남아있는 일제의 증거들을 잘 보존해야 한다는 기사를 꾸준히 지면에 게재하고 있어 고맙다"고 했다. 특히 <"조병창 표현 없이 '1780호' 표기는 문제" 의미 축소 우려>(5일 3면) 기사에 대해서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어물쩍 넘어가려는 일을 짚어준 기사여서 유심히 읽었다"고 했다.
이동익 독자위원은 '인천상륙작전 행사 신중히 추진하라'는 제목의 2일자 사설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이 위원은 "인천시가 인천상륙작전 행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관련된 우려를 지적하며 신중함을 요구하는 사설이 의미 있었다"면서 "도시 인천이 가진 상징성을 살리려고 하면 꼭 기념행사로 치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확하게 바라보는 것이 더 필요해 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또 <경인 WIDE / 4D(3D+Death), 위태로운 이주노동자>(5일 1·3면·경기판) 기사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위원은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여전히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부분들을 잘 그려줬고 3D에 'Death'를 더해 4D로 표현한 제목도 눈길을 끌었다"며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의 인터뷰도 현 실태를 많은 이들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사였다"고 했다.
홍 위원은 '학교'관련 기사를 관심있게 읽었다고 했다. <인천 특성화고등학교 전공쏠림 '부익부 빈익빈'>(8일 6면) 기사와 <환기 안되는 초중고 급식실 "일부 직원 폐암 의심">(7일 6면), <인천 급식실 종사자들, 폐암 등 산업재해 예방 대책 촉구>(8일·인터넷), <학비노조 "급식실 폐암·중대재해 예방해야">(22일 6면) 등이다. 그는 "특성화고 학생 모집이 힘들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학과별로 전공 상황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또 "우리 아이들의 밥을 위해서 노동자들이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 아팠다"면서 "또 이와 관련 '사설'에서 다시 힘을 실어줘 반가웠다"고 했다.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6차례 연재된 <내가 추천하는 인천책> 기획도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천상륙작전 행사 신중하라' 사설 인상적
'폭설, 배달콜 못잡아…' 기사 핵심 불명확
'인건비… 사장님 나혼자 판다' 애매한 표현
아쉬운 기사도 많았다.
이 위원은 <이슈&스토리/파업 앓는 대한민국… 서로가 물러날 곳은 없는 걸까>(2일 10면) 기사가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경인일보가 파업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업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하게 일어날 수 있는 것이고, 노동자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노동'은 역대 어떤 정부로부터 존중받아 본 적이 없다. 1987년 이후도 마찬가지"라며 "노조가 100%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자칫 노동자의 파업에 대해 혐오를 부추기거나 조장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노동자와 노동자의 파업에 대해) 경인일보가 더 명확한 관점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이달만 3번째 폭설… 배달콜 못 잡아 가게 문 닫는다>(22일 12면) 기사도 부적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위원은 "기사의 핵심이 무엇인지 모르겠는 기사였다. 폭설이 내린 것이 문제라는 건지, 목숨을 걸고 일하지 않는 배달노동자가 문제라는 건지 이해하기 힘든 기사였다"면서 "단순히 자영업자가 '콜' 못받아 문 닫게 생겼다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핵심과 본질을 명확하게 드러내 기사를 쓸 필요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인건비 때문에 못 살겠다… 요즘 사장님은 '나 혼자 판다'>(29일 12면) 기사의 제목을 문제삼았다. 그는 "나홀로 일하는 자영업자가 증가했다는 소상공인 실태조사관련, 통계 기사였는데 제목이 기사를 정확히 표현하지 못했다. 이런 방식의 제목 뽑기는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홍 위원은 12월21일 3면 사진이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해당일 1면에는 사진과 함께 민간부문 감정노동자의 보호체계가 미흡하다는 기사가, 또 3면에는 대책과 관련한 기사가 게재됐는데 관련 사진은 없었다"면서 "대신 3면에 실린 유일한 사진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국방부장관에게 인천상륙작전을 국가 행사로 격상을 요청하며 건의문을 전달하는 사진인데, 중요도에 비해 지나치게 크게 실렸다"고 꼬집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