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식용유, 참치캔 등 5만원 미만에 구매 가능해 소위 '가성비' 선물세트로 분류되는 실속형 선물세트가 설 전부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매물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형마트나 온라인몰보다 중고거래 플랫폼 판매가격이 저렴해 게시물이 올라오는 족족 대부분 빠르게 거래되는 상황이다.
당장 현금화… 스팸 등 판매
"추석때 받았는데 안 먹어서"
12일 당근마켓 등 다양한 중고거래 플랫폼을 살펴보면, 가성비의 대표적 아이템인 스팸 선물세트를 필두로 수많은 제품이 거래 품목으로 올려졌다. 당근마켓에서 '스팸'을 검색하자 낱개부터 1호, 3호, 12호 등 여러종의 선물세트 판매 게시물이 떴다. 중고나라에서도 각종 스팸 선물세트 판매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스팸을 예로 들면 가격은 CJ제일제당의 'CJ더마켓'이나 대형마트의 판매가보다 중고거래 플랫폼이 비교적 저렴했다.
캔햄(200g짜리) 8개로 구성된 '스팸 8호'는 CJ더마켓에서 4만7천900원에 판매 중이고, 수원시내 한 대형마트에선 혜택 카드 결제시 20% 할인한 3만8천320원에 판매됐다. 그러나 중고거래 플랫폼에선 1만5천~2만3천원 수준에 거래됐다. 절반 가격에 판매 중인 셈이다.
판매상품들은 대체로 지난 명절에 선물 받았거나, 이번 설 선물로 들어온 경우가 많았다. 2만3천원에 해당 제품을 내놓은 판매자 A씨는 "지난 추석에 선물 받았는데, 안 먹어서 내놓는다"고 올렸다.
200g 캔햄 6개와 340g 캔햄 6개로 구성된 '스팸 3호'도 판매 게시물이 올라오면 빠르게 거래가 이뤄졌다. CJ더마켓 판매가는 7만7천900원인데, 중고거래 시세가 40% 저렴한 3만5천~3만7천원 수준이어서다. 1만원대에 올라온 '스팸12호(CJ 판매가 4만1천900원)'는 게시물이 올라온 지 반나절도 안돼 거래가 성사되기도 했다.
명절을 앞두고 선물세트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판매자는 필요 없는 물건을 팔아 당장 현금화할 수 있고, 구매자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고물가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이 같은 중고 거래 열풍은 쭉 이어질 것이라는 게 유통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