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경험한 것처럼 한중관계는 복잡한 성격을 넘어 폭발적인 위험 요소가 있다. 따라서 민간과 달리 정치나 정부 간 영역에서는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행동해야 한다. 국익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기업이나 민간단체에 대해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나 타이완 문제에 대해 불필요한 자극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제적 차원에서 보면 타이완 문제는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中 공격 시나리오서 살아 남지만
막대한 사상자·손실로 미래 참담
美, 오랜 고통 '끔찍한 승리' 예상
2022년 11월17일 발표된 미국 의회의 '미중경제안전보장검토위원회'(USCC) 연차 보고서도 같은 시각이다. 보고서는 미 증권거래위원회의 중국 기업 정보공개 강화, 대미 외국인 투자심사 강화 그리고 타이완 침공을 상정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관찰하면서 중국 지도부가 타이완 문제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이 타이완을 봉쇄할 경우 약 2조5천억 달러의 경제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미 국무부의 조사 결과를 동맹국들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연차 보고서는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하거나 적대적인 행동을 할 경우를 대비하여 경제제재 등 대항조치로서 새로운 조직의 설치를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한 경우를 가정한 대책도 요청하고 있다. 첫째, 미군에 필요한 군의 태세와 병참 등에 관한 기밀문서의 작성을 의회가 지시할 것, 둘째, 제재적 조치로 미군이 중국의 에너지 조달을 차단할 수 있는지를 조사할 것, 셋째, 중국이 원유와 천연가스 수요를 얼마나 비축할 수 있는지 분석할 것, 넷째, 반도체·희토류·의약품 등을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데이터로 분석할 것, 그리고 다섯째, 타이완 국방력을 어떻게 강화하고 지원을 할 것인가 등이다.
미국의 싱크 탱크인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올해 1월9일 '워 게임'을 실시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6년 중국의 대만 상륙작전을 모델로 워 게임을 설계한 후 다양한 시나리오로 24회를 실행한 결과라는 것. 시나리오에서 타이완은 살아남는다. 하지만 미래는 참담하며, 미국·타이완·일본의 사상자와 손실 역시 막대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승리가 전부는 아니다. 미국이 패배한 중국보다 장기적으로 더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 끔찍한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물론 중국이 타이완에 대해 외교적 고립, 회색지대 압박, 경제적 강압 등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고도 한다.
우리도 미중일 정책·동향 등 분석
제대로 된 전략·대비책 수립해야
이미 중국은 USCC 보고서 등에서 제안된 사항들이 미국의 정책이 된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맞서 별도의 대처 방안을 모색해 왔다. 창과 방패 전략. 중국도 인재 중시와 과학기술 우위 정책을 바탕으로 대항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물론 보고서의 분석이나 시나리오처럼 미래의 타이완이 전쟁에 직면할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도 주요국의 기관이나 싱크 탱크의 보고서를 토대로 입법 동향이나 정책 방향을 체크해야 한다는 점이다. 분산된 기능과 조직을 재정립하여, 신속하고 정확하게 미·중·일의 정책이나 동향을 분석해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타이완의 위기 상황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 전략이다. 중국과 타이완 문제를 생각할 때 우리 국민의 생명과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사 시 타이완 반도체나 경제 수요를 어떻게 선점할 것인지. 일본이 어느 경우에 참전하며, 그 피해나 영향은 무엇인지, 우리 경제와 국방 그리고 국가안보에 주는 영향은 무엇인지, 주요국의 시나리오를 참고하여, 제대로 된 전략과 대비책을 수립할 때다.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