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대는 올해부터 미국학과와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신입생을 뽑지 않는다고 합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부의 대학 정원 조정 방침으로 지난해 폐과 결정을 했기 때문이죠.
1995년 이른바 세계화 바람을 타고 신설된 미국학과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습니다.
노병렬 대진대 미국학과 교수는 "대학 측이 학과 평가에 따라 결정했다고 했다. 지금은 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학교 측과 논의하고 있다. 현재 지방 대학 전체적으로 상업적인 가치 판단으로 폐과를 결정하고 있다. 상당히 아쉬운 면이 많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매년 20만 ↓ 2025년 600만명 예상
대진대, 미국학과 등 지난해 '폐과'
2021년 결정 인문사회계열 284건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과를 없애거나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학령인구란 6~21세의 교육을 받는 대상의 숫자를 말합니다.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기관의 감소로 이어집니다.
지난 2014년 918만명이었던 학령인구는 892만명(2015년), 867만명(2016년), 846만명(2017년), 826만명(2018년), 807만명(2019년), 788만명(2020년), 770만명(2021년), 748만명(2022년)으로 꾸준히 줄어 올해 725만명을 기록했습니다. 매년 20만명씩 줄어들고 있는 셈이니 내후년 쯤이면 600만명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10년 사이 200만명 이상의 학령인구가 증발하는 셈이 됩니다.
이런 상황은 대학 폐과, 통폐합을 가속화합니다. 문제는 폐과와 통폐합 대상이 대체로 문과의 기초학문 위주가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 대진대는 미국학과와 데이터사이언스학과를 폐과하기 전년도에 IT 기술과 신산업 분야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AI빅데이터전공과 스마트시티전공을 신설했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과 통폐합 건수는 2019년 130건에서 2021년 328건으로 늘어났고 그 중 인문사회계열이 284건으로 가장 많았고, 공학계열(190건), 자연과학계열(130건)이 그 다음 순이었습니다. 순수학문과 비인기학과가 많은 인문사회계열이 구조조정의 주요 대상인 것이죠.
교원확보율 폐지로 구조조정 속도
"근간 흔들려 국가경쟁력에 부정적"
앞으로 구조조정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최근 교육부는 내년도부터 대학의 교원확보율 요건을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교원확보율은 대학 학과당 필요한 교수의 숫자인데, 이전까진 학과를 신설·통폐합하거나 학과 간 정원을 조정할 때, 교원확보율을 전년도 또는 직전 3개 학년도 평균 이상으로 유지해야 했지만 내년도부터는 교원확보율과 관계없이 대학이 입학정원 내에서 자유롭게 학과를 신설하거나 폐과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런 현실에 우려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종복 한국사립대학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과학계열이 학문의 근간인데 이런 학문이 다 사라지면 국가 경쟁력이 살아나겠는가"라며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계획을 세우고 타협을 거치는 과정이 있어야지 무작정 대학의 자율성을 높이기만 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대학이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