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에서 학령인구 감소로 경영상 어려움을 맞아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비수도권 대학이 아닌 수도권 대학에서도 위기가 현실화되는 실정이다.
신안산대는 지난 6일 오는 3월 1일자로 "경영상 해고 실시를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140여 명의 전임교원과 교직원이 정리해고 대상이며, 해고대상자 기준을 정하기 위한 취지로 보낸 공문이었다.
교원 등 140여명… 노조, 철회 촉구
신입생 모집률 60%… 위험 신호탄
이번 결정은 학령 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율이 떨어지자 재정 상황이 악화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신안산대 입학전형 등록률은 2020년 96.4%에서 2021년 56.6%, 2022년 60.4%로 나타났다. 2023학년 신입생 모집도 현재 60%에 불과하다.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선정된 것도 재정 상황을 악화시킨 원인이다. 신안산대는 '2021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낙제점을 받아 재정지원제한 대학Ⅰ유형에 포함됐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신안산대지부는 16일 결의대회를 열고 일방적 정리해고 즉각 철회와 대학정상화를 촉구했다.
최동혁 신안산대지부장은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임금이 체불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제는 구성원의 50%를 해고하겠다고 한다"며 "대학 정상화를 위해 노동조합을 비롯한 구성원들과 성실하게 협의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에 신안산대 관계자는 "구조조정 공지는 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교육계는 이번 구조조정이 수도권 대학의 위기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경고한다. 지난해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된 화성의과학대(구 신경대), 웅지세무대, 김포대, 장안대 등도 연쇄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대와 수원과학대, 한경대와 한국복지대처럼 통폐합을 진행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대학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면 지역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학부 중심이 아닌 평생교육, 직업 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 위주로 대학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학은 지역 경제의 중심축이다. 대학이 문을 닫으면 교직원의 복리후생은 물론 지역경제 기반이 무너질 수가 있다"고 했고,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학령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학부 중심에서 평생교육과 직업 연수 등으로 대학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