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핵심인물인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해외로 도피한 지 8개월 만에 김 전 회장이 국내로 압송되면서 쌍방울 비리 의혹의 핵심인 전환사채 자금 흐름에 대한 유의미한 단서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김영남)는 지난 2018~2019년 쌍방울의 전환사채 거래 과정에 대해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100억원씩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검찰은 쌍방울의 전환사채가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로 흘러갔다고 의심한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변호인단에게 거액의 수임료를 전환사채로 대납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변호사비 23억원 중 20억원을 쌍방울 전환사채로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마친 뒤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金 "이재명 몰라… 연락한 적 없다"
李 "쌍방울은 내복 사 입은 인연뿐"
법정출석 前임원 "둘, 가까운 사이"
한편, 김 전 회장과 이 대표는 서로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취재진들에게 이 대표를 모르고, 연락한 적도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대표도 최근 "쌍방울과의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며 김 전 회장과의 관계를 부인했다. 반면 같은 날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선 김 전 회장의 발언과 배치되는 증언이 나왔다.
법정에서는 '김성태 회장, 이재명 경기지사,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다 가까운 관계였던 것은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 이재명 지사님은 회사 내에서 김성태 회장님과 가깝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긴 했다'고 답한 쌍방울 전 미래전략사업본부장의 진술조서가 공개됐다. 그는 신문 과정에서도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모두 인정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