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분양 통계를 집계하는 의의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주택보급 등과 관련된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가 된다. 둘째, 주택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한다. 셋째, 향후 주택시장을 전망하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즉 미분양 주택 수준을 확인하면 현재 시장 내의 수급(동행) 요인은 물론 미래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선행)도 가능하며 이는 정부 정책 수립에 대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는 의미다. 부동산 시장의 주요 동행지표는 거래량과 청약경쟁률, 미분양주택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미분양 주택은 역(-)의 관계를 가지고 움직이는 지표다. 따라서 미분양이 감소한다면 시장이 활성화됐다고 볼 수 있는 반면, 미분양이 증가하면 시장이 침체되는 상황이라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
전국 5만8천가구… 규제완화 촉매
대구·경북·경기·충남·경남 順
현 상황 판단·전망 등 파악 가능
미분양 주택을 준공 여부에 따라 분류하면 준공 전과 준공 후로 구분할 수 있다. 준공 전 미분양의 의미는 분양에 나선 이후 입주가 완료되기 전까지의 미분양을 의미한다. 반면 준공 후 미분양은 입주 이후에도 남아 있는 미분양으로 시장에서는 이를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한다. 따라서 악성 미분양이 늘지 않도록 건설사들은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다. 입주 이후까지의 준공 후 미분양은 아파트 단지 이미지에 장기간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
미분양 주택 숫자의 의미도 살펴보자.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로 전국적으로 16만5천599호를 기록했다. 반면 미분양 주택이 가장 적었던 시기는 2021년 1만3천842호 수준에 불과했다. 최소치와 최대치의 편차가 시장 상황에 따라 12배 정도 벌어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미분양 주택의 집계가 시작된 2001년부터 2022년(11월 기준)까지 연평균 미분양 호수는 6만4천973가구로 확인되는데, 최근 조사된 미분양 숫자가 장기 평균에 도달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가격 하락기(2008~2013년)의 미분양 평균치와 가격 상승기(2014~2021년)의 미분양 평균치도 각각 나눠서 볼 수 있는데 하락기에는 평균 9만7천223호, 상승기에 평균 3만9천887호 수준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6만~7만호 수준 미분양은 상승기와 하락기(혹은 침체기)의 갈림길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2022년 11월 기준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곳은 대구(1만1천700호), 경북(7천667호), 경기(7천37호), 충남(5천46호), 경남(4천76호) 등으로 확인된다. 해당 지역 주택 매매에 관심 있는 실수요자들은 최종 의사결정에 경계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최초 분양가 수준에서 신규 주택이 남아있다는 의미는 기존 주택가격이 미분양 주택의 분양가 이상으로 치고 올라가기 어렵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미분양 물량의 대부분이 지방에 위치하고 그 중 대구, 경북 비중이 상당한 만큼 향후 할인 분양이나 중도금 무이자 등의 건설사 자구책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 없어
다양한 의미 알고 시장 접근해야
이처럼 미분양 주택은 시장의 현재 상황을 판단하거나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전망하는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 다만 다른 재화시장과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 재고물량이 남아있는 상태가 물건을 매입하는 수요층 입장에서의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미분양 주택의 의미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특히 지역 시세 대비 과도하게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 단지라면 소비자가 합리적 판단에 따라 외면하는 것이 정상적인 소비 행태로 볼 수 있다. 만약 신규 분양을 통해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수요자라면 미분양 주택이 시장에 던지는 다양한 의미를 이해하고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