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_-_오늘의창.jpg
강기정 경제산업부 차장
음력 설도 지나 이젠 정말 새해다. 희망이 가득해야 하지만 전망은 암울하다. 경기·인천 지역경제에도 먹구름이 껴있다. 반도체 업황이 나빠진 점이 원인 중 하나다.

경기도는 물론, 인천시도 반도체가 지역경제의 핵심 키워드다. 경기도엔 국내 반도체 제조 기업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소재하고 인천시엔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세계적으로도 손꼽는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스태츠칩팩코리아 등이 있다. 관련 업체 수도 경기도가 1위, 인천시가 2위다. 경기도 수출의 30%, 인천시 수출의 26%가량을 반도체가 차지할 정도다.

반도체의 중요도가 크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반도체를 사용하는 전자 제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반도체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69%가 줄었고, 오는 2월1일에 실적 발표가 예정된 SK하이닉스도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비단 두 대기업 외에도 반도체 관련 기업 절반 가까이가 올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도체 경기가 휘청이니 지역경제 전반도 흔들리고 있다. 경기도 수출 실적은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두자릿수대로 줄어들고 있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서 받는 세금 수입 의존도가 큰 편인 수원시, 이천시 등은 올해 정부에서 보통교부세를 지급 받게 됐다. SK하이닉스 근로자들의 직주근접 수요에 집값 하락 속도가 다른 곳보다 더뎠던 이천시는 최근엔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가격 감소 폭이 크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오는 4월 반도체 특화단지를 지정한다. 벌써부터 전국 곳곳에서 유치 경쟁이 불붙은 가운데, 경기·인천도 예외는 아니다. 반도체 산업의 메카임을 앞세우는 경기도도,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산업 생태계가 조성된 인천시도 지정의 이유는 충분하다. 반도체 특화단지가 위축된 경기·인천 지역경제, 나아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강기정 경제산업부 차장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