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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천의 한 소규모 공동주택 밀집지역 모습. /경인일보DB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도 상승세를 보였던 인천 오피스텔 월세가격이 하락 국면으로 돌아섰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지역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보다 0.28% 하락한 102.63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지난해 2월(102.45) 이후 계속됐던 상승세가 꺾였고, 85㎡이하 평균 월세도 12월 54만8천원으로 11월(55만3천원)보다 낮아졌다. 금리 인상 등 경기 침체로 매매와 전세 모두 하락하는 상황에서 10월까지 상승세였던 오피스텔 월세도 고금리와 물가 상승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월세가격지수는 2020년 6월 월세를 100으로 잡고 변동 폭을 집계한 통계 지표다.


12월 '가격지수' 전달보다 0.28% 하락한 102.63… 전국서 낙폭 가장 커
고금리·물가 상승에 수요 감소 원인… 아파트값 저점 전망도 영향인듯


지난달 인천지역 오피스텔 전세가격지수도 0.67% 하락한 103.23을 기록해 월세와 마찬가지로 하락 폭이 전국에서 가장 컸다. 지난해 2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하강 곡선이 점점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9월 85㎡이하 평균 전세보증금이 1억3천543만원이었던 인천 오피스텔의 전셋값은 12월 1억3천290만원으로 하락했다.

오피스텔 월세가 내림세로 전환한 것은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를 찾는 이들이 늘었는데,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른 가운데 월세도 상승하자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미추홀구 부동산 공인중개사 A씨는 "두 달 전만 해도 월세 전환을 문의하는 전세 세입자들이 꽤 있었지만 최근 들어 전·월세 전환 수요는 많이 없는 편"이라며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춘다고 발표한 만큼 월세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피스텔과 대체재 관계에 있는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가 둔화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인천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66% 감소해 4주 연속 둔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곧 저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전세나 월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자금 마련이 아닌 주택 구입 목적의 대출을 위해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남동구 부동산 공인중개사 B씨는 "금리 인상이 멈추면 집값이 바닥을 치고 다시 반등할 여지가 있다"며 "오피스텔의 경우 전세사기 이슈가 커진 것도 있고 정부의 주택 규제도 많이 풀린 만큼 아파트 구매를 지켜보는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인천지역 신규 입주 물량이 지난해를 웃도는 수준으로 늘어나는 것도 오피스텔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인천 입주 예정 물량은 4만4천74가구로, 지난해 물량(4만2천515가구)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데, 이 때문에 중·대형 오피스텔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인천 아파트 전·월세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오피스텔 가격에 대한 수요자 부담이 커졌다"며 "연수구와 서구 등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이어지는 것도 수요 분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