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석면 철거작업 모니터링단 등 영향에 경기도내 일부 학교에서 진행 중인 석면 철거 현장이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25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이번 겨울방학 동안 석면철거 작업을 진행하는 경기지역 초중고 203개교(철거면적 72만290㎡) 중 일부가 안전지침을 지키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도내 203개교 겨울방학 동안 작업
수원 3곳·안성 1곳 안전지침 위반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정한 석면에 대해 지난 2009년부터 학교시설 자재 등에 쓰지 못하도록 했고, 오는 2027년까지는 '무석면 학교' 정책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전국 학교에서 석면자재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인데, 환경보건시민센터 조사 결과 수원지역 3개 고교, 안성 1개 고교 등이 교육부가 제정한 안전지침을 위반해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 A 고교는 개별 창문마다 비닐을 보양해야 하는 작업을 수행하지 않았으며, B 고교는 음압기 가동 시 먼지를 걸러 밖으로 배출하는 바람구멍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C 고교는 규정에 맞는 3중 필터 음압기가 아닌 성능이 낮은 2중 필터 음압기를 사용했다. 안성의 D 고교는 교실 석면텍스에 설치된 에어컨을 비닐 보양 작업 없이 제거했다. 보양 작업이 없으면 에어컨에 석면 먼지가 남을 수 있다.
감시단 교육시간 짧고 출석률 낮아
학부모단체 "실제 위반 더 많을 것"
이 같은 안전지침 위반은 그간 철저히 작동하지 못한 석면 철거작업 모니터링단과 무관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교별로 설치된 해당 모니터링단이 여러 안전 수칙과 장비 기능을 숙지하기 위해 장시간 교육을 받아야 함에도, 2시간에 그치는 짧은 교육은 물론 출석률조차 낮아 학부모 단체 등으로부터 문제가 제기되면서다.
김숙영 전국석면학부모네트워크 활동가는 "모니터링단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곳이 많아 실제로 위반학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대로 된 교육을 하고 체계적으로 감시하도록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비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석면 먼지는 장시간 몸속에 남아 암과 악성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며 "안전 지침에 근거한 석면 철거 작업 환경을 만들어야 노동자도 학생도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위반 사항을 확인하고 조치했으며 전담팀을 꾸려 점검 중"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