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있는 공장 밀집 지역에서 최근 대형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 공장 밀집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인근 건물로 불이 옮겨붙어 대형 화재로 번지거나 인명 피해가 생기는 등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어 화재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일 인천 서구 석남동 한 폐수처리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직원인 6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고, 70대 남성 B씨가 온몸에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지난해 12월7일에도 이곳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인쇄공장에서 큰불이 나 공장 건물 6개 동이 전소하고, 인근 공장 4개 동이 불에 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인쇄공장 인근에서 시작한 불이 주변 건물로 옮겨붙어 소방 당국이 한때 대응 2단계(인근 5~6개 소방서에서 인력·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하기도 했다. 불은 약 25시간 만에 완전히 꺼졌다.
최근 석남동 폐수처리업체 '화마'
지난달 7일도 인쇄공장서 큰 불
인천소방본부가 제공한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2020~2022년) 인천에서 발생한 공장 화재는 총 412건이다. 이 기간 화재로 37명이 다치고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원인별로는 전기적 요인이 119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계적 요인(122건), 부주의(91건)가 뒤를 이었다. 화학적 요인이나 가스 누출 등으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인천에는 최근 화재가 잇따라 발생한 석남동 공장지대를 비롯해 남동국가산업단지, 주안국가산업단지, 인천서부산업단지, 서운산업단지 등 공장 밀집 지역이 있다.
남동산단·주안 등 밀집지역 위험
인천소방, 1만3800여社 안전점검
석남동 인쇄공장 화재 이후 인천소방본부는 조성된 지 20년 이상 지난 노후 산업단지 내 1만3천800여 업체를 대상으로 화재 안전 점검을 벌이고 있다. 소방 당국은 가스·전기시설 등을 점검하고, 각 공장의 소방안전관리 직원으로 구성된 단체 메신저를 운영해 재난·안전 정보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화재 예방을 위해선 사업주와 종사자들의 노력도 중요하다. 공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장비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손상이나 고장 여부를 파악해 기계적·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를 예방해야 한다.
가스나 화학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에서는 작업 장소가 아닌 별도의 장소에 가스·화학물질을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환기를 시켜 인화성 물질을 제거해야 하며, 용접 작업 시 불티가 날리는 것을 막아주는 '불티 비산방지덮개'나 '용접 방화포' 등을 갖춰야 한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