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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난방비 폭탄 이슈로 전국적으로 분노한 민심이 들끓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비교할 때 윤석열 대통령 임기 이후 가스요금이 40% 안팎으로 올랐다. 체감되는 가스요금 인상률은 2배나 3배 정도 되는 수준이다. 특히 저소득 가구의 경우 생계비 지출에서 가스 요금과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이상 넘을 정도로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의 경우 가스 사용 정도에 따라 한 달에 수 백 만원 아니 수 천 만원의 요금이 나올 정도로 경악스러운 수준이라고 한다. 가스 요금이 오르게 되면 다른 물가 역시 동반 상승하게 된다. 벌써부터 우유 값이나 아이들이 간식으로 즐겨먹는 과자 가격이 인상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겨울 난방비 부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6년 전인 2017년 11월20~28일 두잇서베이가 자체적으로 실시했던 온라인 모바일 조사(전국 3천718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61%P,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겨울 난방비에 대한 부담감이 어느 정도인지' 물어본 결과, '부담된다'는 의견이 58.6%나 되고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고작 12.5%밖에 되지 않았다. 


경제 얼어붙고 일상생활 치명타
국민에게 큰 부담 주는 '즉시성'


난방비 인상의 첫 번째 원인은 해외에서 수입하는 LNG(액화천연가스)의 비용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최근까지 열 배 가까이 올랐다는 점이다. 에너지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나라의 에너지 확보 기준으로 볼 때 원가 상승은 최종 요금 인상에 결정적인 이유다. 이뿐만이 아니다. 원재료 인상에다 기존에 누적되어 왔던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급 공공기관의 만성 적자도 요금 상승의 요인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자료에 따라 최대 10조원에 육박하는 미수금이 남아 있다고 한다. 당장 수입 가스 요금이 내리더라도 가격 인상 요인이 단기간 내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가스공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대략 8차례 정도 가격 인상을 적극적으로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코로나 국면에서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던지 아니면 2019년을 제외하고 거의 해마다 선거가 있었던 정치적 상황을 의식했는지 간에 요금을 동결해 놓았던 일은 패착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원인 제공이 있었다고 해도 난방비 폭탄의 지뢰를 제거해야 하는 역할은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윤석열 정부에 있다. 난방비 상승 논란 문제는 간단히 해소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최근까지 끊임없이 쏘아 올랐던 미사일 발사보다도 더 치명적이고 무섭다.

정부 에너지정책·野 추경 여론 등
정치권 미치는 '확장성' 일파만파
이슈 파장 '지속성' 민심 무섭다


첫 번째 이유는 '난방비 상승 영향의 즉시성'이다. 북한의 미사일이야 도발에 대해 국민들이 결연하게 대응하면 될 뿐 그 위협이 즉각적으로 한국 경제를 얼어붙게 하거나 일상생활조차 못할 정도로 치명타를 안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난방비 폭탄은 즉각적으로 국민들에게 큰 부담을 주게 된다. 두 번째는 '난방비 상승이나 가스 요금 인상이 주는 확장성'이다. 북한 미사일은 외교 안보 이슈이므로 충격적인 뉴스라도 세대별, 지역별, 직업별로 파급되는 확장성은 제한적이다. 그렇지만 난방비 논란 확장성은 일파만파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연결되어 있고 특히 서민들은 난방비 폭탄으로 더욱 괴로운 상태가 되었으므로 윤석열 정부의 바우처 지원 강화나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추경 30조원에 대한 여론은 북한 미사일 이슈보다 정치권과 국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더 확장적인 형태로 전개된다.

끝으로 '난방비 이슈의 지속성'이다.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동해상이나 서해상으로 장사정포를 도발적으로 발사하더라도 뉴스의 관심은 잠시 집중되었다가 사라지는 정도다. 한시적이다. 그렇지만 난방비 폭탄의 지속성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난방비 등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를 꿈틀거리게 하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까지 검토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여름철 무더위로 인한 에어컨 가동과 전기 요금 폭탄 논란까지 이어지게 된다. 말 그대로 피가 마르는 요금 인상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지속되는 셈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보다 더 치명적이고 더 무서운 이슈가 '난방비 폭탄'이 쏘아 올리는 민심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