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좌'는 임금이 정사를 볼 때 편전에 나와 있던 자리를 말하는데, 호원동에 위치한 이 마을의 이름은 태조 이성계가 아들 태종 이방원과 갈등 끝에 함흥까지 갔다가 무학대사의 설득에 못 이겨 한양으로 돌아가던 중 의정부에 머물면서 대신들로부터 보고를 받았던 곳에서 유래했다.
조선 초기 때 이런 역사는 지금의 의정부시라는 지명으로도 이어졌다. 3정승을 포함한 관료 대신들이 수시로 찾아 국사를 논의하고 중요한 결정이 이뤄지다보니 조선시대 최고 관청의 이름이 절로 붙은 것이다. 전좌마을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엔 태조가 머물렀던 고찰 '회룡사'가 있고 인근엔 사찰의 이름에서 딴 지하철 1호선 '회룡역'이 있다. 회룡은 '용이 돌아왔다'는 의미로 태조를 의미한다.
의정부에서 활동하다 보면 부대찌개나 미군부대로 대표되는 도시 이미지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거리 힙합이 자연스러운 청년 문화나 시민들의 참여의식, 수락산과 원도봉산, 중랑천을 아우르는 빼어난 자연환경 등 수많은 장점이 대표 먹거리 하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다는 데 안타까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의정부시가 지역의 이야기 자산의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해 눈길을 끈다. 시는 올해 이성계 설화를 중심으로 정체성 연구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며, 올해 하반기에는 전좌마을의 유래와 관련된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엔 이성계와 이방원의 만남을 재연하는 행사도 구상 중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지역의 문화와 정체성을 논함에 있어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요즘, 의정부가 보유한 소중한 이야기 자산이 빛을 발하길 바란다. 이제 의정부라고 하면, 찌개가 아닌 선도적 행정의 중심지를 먼저 떠올리는 날이 올 것이다.
/김도란 지역자치부(의정부)차장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