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는 고민했다. 근본적으로 지역 환경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그 결과 수소에너지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수소는 환경에 무해한 청정에너지이며, 무한하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연상태 폭발 위험없는 '안전 에너지원'
평택, 재생에너지 어려움속 '현실적 대안'
그러나 수소 사업의 첫발을 내딛던 시절 "왜 수소인가요?" 숱하게 받았던 질문이다. 최근 韓-UAE 수소동맹, 수소전기차 등 뉴스나 일상에서 수소에 대해 제법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에너지로서의 수소는 낯선 개념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소의 안전성을 걱정했다. 수소가 폭발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걱정은 '수소폭탄' 때문에 생겨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먼저 일반수소와 수소폭탄에서 사용되는 수소는 전혀 다른 물질이다. 수소폭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사용되는데 이는 자연적으로 생성될 수 없는 물질이다. 또한 수소가 폭발하기 위해서는 수소끼리 모여 가스구름이 형성돼야 하지만, 수소는 공기보다 가벼워 아주 빠르게 흩어진다. 수소가 혹시라도 새어 나가도 폭발의 위험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수소사업에 대한 설명을 할 때 항상 서두에 오르던 말은 바로 이것. "자연 상태의 수소는 폭탄이 아닙니다." 게다가 수소는 산업현장에서 수십 년간 사용되며 안전관리 노하우가 축적된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RE100 등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 속에 평택은 날씨나 부지 측면에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에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수소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평택항, LNG 인수기지 등 수소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적합한 여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정부의 혁신성장 3대 전략투자 분야로서 수소경제가 선정되어 평택의 수소 생태계 진입은 급물살을 탈 수 있었다. 시작은 수소자동차 보급이었다. 2019년 100대의 수소차로 시작해 오는 2030년까지 3만대의 수소차를 보급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원활한 수소차 사용을 위해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그 결과 현재 평택 도로에서는 수소차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대중교통에도 수소경제를 도입했다. 지난해부터 수소버스 운영을 시작했고,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시내버스를 수소버스 등 친환경 버스로 대체할 계획이다.
평택항 인근 '복합지구' 진행 생태계 확대
다양한 사업 추진 '수소 1번지' 자리매김
수소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평택항 인근에 '수소복합지구'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수소복합지구는 수소특화단지, 수소도시, 수소항만으로 구분된다. 수소특화단지는 수소의 생산과 가공을 담당한다. 연간 1만3천t의 수소가 생산되며, 생산된 수소는 배관을 통해 인근에 공급되거나 액화로 가공해 유통될 전망이다. 수소 도시에서는 수소를 산업· 상업· 주거·교통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수소항만에서는 항만 물류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가 수소로 대체된다. 항만 내 수소를 활용하는 트럭, 트랙터, 화물기차, 선박 등이 도입되는 것이다. 원활한 수소 공급을 위해 수소교통복합기지도 올해부터 가동한다.
이러한 사업들이 추진되면서 평택시는 대한민국 수소1번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론 수소정책은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는 어려운 사업이다. 그러나 평택시는 시민이 행복한 친환경 미래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넓은 시야를 갖고 차근차근 전진하며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앞장설 것이다. 평택을 시작으로 수소 경제가 전국적으로 확대돼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나아가 지구 환경이 회복되길 희망한다.
/정장선 평택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