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중 9명은 인터넷이나 종이신문 등에서 '기사형 광고'를 접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접하는 기사형 광고는 식품이나 의료, 보험·금융, 화장품, 의약품·병원, 부동산 등이었다. 특히 10명 중 7명 가량은 자신이 본 내용이 광고인지 기사인지 헷갈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표완수)이 20세 이상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사형 광고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88.9%)은 기사형 광고를 접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34.4%는 '거의 매일 접한다', 39.5%는 '2~3일에 한 번 접한다'고 응답해, 기사형 광고가 만연해 있고 실제 독자들에게 매우 많이 노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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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접하는 기사형 광고의 내용은 건강식품·기능성 식음료와 같은 식품·음료 분야가 93.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금융·보험 분야가 91.8%, 화장품·세제가 89.2%, 의료·의약·병원이 88.4%, 건설·부동산 분야가 87.9%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재단은 해당 질문을 위해 기사형 광고 심의 기구의 심의결정 통계 및 시민단체들의 모니터링 보고서를 종합해 기사형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13개 분야를 선정했으며, 각 분야별 예시를 보여준 뒤 각각 얼마나 자주 접하는지를 묻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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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사형 광고가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많이 배포되고 있지만, 정작 독자들은 기사형 광고를 자세히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를 이용하다가 기사형 광고를 접했을 때 이를 읽는 편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5명 중 4명(78.4%) 정도는 '기사형 광고를 읽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다. '기사형 광고를 읽는 편'이라는 응답은 5명 가운데 1명(21.6%) 수준이었다. 기사형 광고를 읽지 않는 편이라고 답한 응답자(697명)를 대상으로 이유를 물은 결과, '그냥 광고라서'라는 응답이 63.8%로 가장 많았고, '나를 속이는 것 같아서'가 56.4%로 뒤를 이었다. 이어 '광고 제품/서비스의 질이 낮은 경우가 많아서'(26.5%), '정보가 너무 많아서'(21.7%)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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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읽으면서 자신이 본 내용이 기사인지 광고인지 헷갈린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10명 중 7명(70.6%)이 '그런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헷갈린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706명에게 그 이유를 묻고 중복 선택하도록 한 결과, '편집방식 및 내용배치가 기사와 비슷해서'(55.3%)라는 이유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많이 선택된 이유는 '광고', 'AD' 등의 표시가 없거나 눈에 띄지 않아서(50.9%)였다. 나머지는 내용 중간이나 끝에 ○○기자, 기자 이메일 주소, 칼럼니스트, 객원기자 등과 같은 기자를 연상시키는 표시가 있어서(34.9%), 인터뷰·대담 등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31.5%), 글 내용이 전문적이어서(23.3%)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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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는 일반 광고와 기사형 광고의 내용에 대해 신뢰성, 객관성, 중립성, 정보성 차원에서 각각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도 알아보았는데, 기사형 광고가 일반 광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50.4%)은 기사형 광고 내용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해, 일반 광고(38.1%)보다 신뢰도에 대한 부정 평가가 높았다. 또한 응답자의 57.7%는 기사형 광고의 내용이 객관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었는데, 이는 일반 광고(45.6%)보다 높은 수치다. 중립성에 대한 평가에서는 응답자의 60.9%가 기사형 광고 내용이 중립적이지 않다고 응답해 일반 광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45.9%)보다 높았다. 정보성 차원에서 기사형 광고의 내용이 정보로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도 41.9%로, 일반 광고(23.2%)에 대한 부정 평가 비율보다 거의 두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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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형 광고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사형 광고에 '광고' 표시를 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에 동의 여부를 묻자, 96.4%가 동의한다고 답해(매우 동의 53.8%, 동의하는 편 42.6%), 뉴스 소비자들이 기사와 기사형 광고를 명확히 구분하는 표시를 하는 방안에 거의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재단 관계자는 "기사형 광고는 잠재적 소비자가 기사로 오인하게 만들어 합리적 판단을 하지 못하게 하고, 나아가 언론에 대한 신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응답자 대부분이 기사형 광고를 문제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된다"며 "결국 소비자 보호와 언론 신뢰도 하락 방지를 위해 기사형 광고에 대한 문제를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

[조사방법]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기사형 광고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살펴보기 위해 20대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설문조사 전문업체 한국리서치의 패널에서 성별, 연령대 및 거주지역을 기준으로 할당해 모집했다. 응답자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평균 연령은 45.25세(표준편차 13.30), 성별 분포는 남성 51.0%, 여성 49.0%이며, 연령대별로는 20대 및 30대 각 17.6%, 40대 21.8%, 50대 23.4%, 60대 이상 19.6%이다. 거주지역별로는 서울 18.9%, 인천·경기 32.5%, 충청권 10.6%, 경상권 24.6%, 전라권 9.1%, 강원·제주 4.3%이다. 교육수준에 따라서는 고졸 이하 23.7%, 대학 재학 및 졸업 66.4%, 대학원 재학 이상 9.9%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은 2022년 11월 10일부터 16일까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