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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주 인천지방변호사회 인천고법유치 특별위원장·변호사
인천시는 지난해 10월24일 인천연구원의 '인천고등법원 설립 타당성 및 파급효과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인천고등법원 유치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홍보자료 등을 제작해 국회 및 관련 정부기관 방문, 대 시민 홍보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지역 정치권, 법조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인천고등법원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범시민 서명운동 등 유치운동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그 후 이러한 발표와 다르게 인천시는 인천고등법원뿐만 아니라 해사법원도 같이 유치해야 한다고 하면서 시 섬해양정책과, 인천항발전협의회 등이 참가하는 '인천고등법원 및 해사법원 설립 추진위원회'(추진위)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이 바다를 통해서 성장했고, 부산에 이은 2대 항구도시로서 해사법원을 유치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인천고등법원뿐만 아니라 해사법원까지 인천이 모두 유치하여 사법서비스의 수준과 범위가 넓어진다면 인천 법조계의 한 사람으로서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인천고등법원 유치를 위해 지금까지 노력했으나 성과를 내기 매우 힘든 것임을 아는 필자는 인천시와 지역의 정치권이 힘을 합해 두 개의 법원을 모두 유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인천이 해사법원을 유치할 정도의 준비된 도시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우리가 처한 상황과 역량으로 볼 때 두 개의 법원을 모두 동시에 유치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먼저 유치할 법원을 인천고등법원으로 통일하고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인천, 부천, 김포를 포함한 경기 서부지역에 대해 국가가 제공하는 사법서비스의 수준은 서울, 수원 등의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하다. 인천의 가장 핵심적 사법시설인 인천지방법원과 인천지방검찰청은 지하철역에서 너무 멀어 버스를 타고 가도 30분이나 걸리고, 그 주변의 주차시설은 너무 열악해 수도권 법원 주변보다 주차비가 2배나 비싸다. 인천구치소는 시설을 늘리지 않아 수감자가 너무 밀집해 수용됨으로써 인권침해 요소까지 있을 정도다. 인천 변호사들은 인천에 있는 법원 부대시설, 재판부의 수, 사건진행 정도와 수준 등이 다른 지역보다 못하다고 불평하고 있다. 법률신문 2022년 6월22일자 보도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전국 법원 민사본안 사건 항소심은 접수 후 첫 기일이 잡히기까지 220.2일(7.34개월)이 걸렸지만, 인천지방법원은 305.7일로 평균 10개월이 지나야 첫 기일이 잡혀서 전국에서 가장 재판이 지연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인천지역의 열악한 사법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천고등법원의 유치가 필요하다. 인천고등법원의 유치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지만,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사법기관이 인천에 들어옴에 따라 재판과 관련된 서비스의 수준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인천시민들에게 주는 사회적 경제적 편익은 인천고등법원이 해사법원보다 월등히 높다.

탈무드에 이런 말이 나온다. '하나의 화살만 생각하라. 두 번째 화살이 있다고 안심하는 순간 첫 번째 화살에 집중하지 않게 된다'. 올해 인천고등법원의 유치를 위하여 인천시를 포함한 인천지방변호사회, 각 시민단체, 정치인, 언론인, 교육인 등이 참여하는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질 것인데, 인천고등법원 추진위원회안에 해사법원 추진위원회를 같이 포함시키는 것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추진위원회가 추진하는 것은 하나여도 쉽지 않은데 두 개의 법원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은 우리의 힘을 집중할 수 없고, 우선순위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국회를 설득할 때에도 두 개의 법원을 다 설립해 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선택과 집중이 되지 않은 경우에 우리는 두 개의 선택지 모두를 잃어버릴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두 개의 법원을 모두 설립하자는 추진위원회나 두 개의 법원의 설립을 모두 요구하는 서명운동의 실효성에 대하여 인천시가 고민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천시가 인천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사법기관인 인천고등법원을 유치하는 데 온 힘을 집중하는 현명한 결정을 하길 기대해 본다.

/조용주 인천지방변호사회 인천고법유치 특별위원장·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