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14일)를 1주일 가량 앞둔 유통가에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이른바 '탈마스크 시대'에 접어들면서 지난해와 달리 대면 만남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서다. 올해 유통가는 단순 초콜릿 판매가 아닌 MZ세대가 좋아할 만한 캐릭터 굿즈상품을 결합해 소비자를 공략하고 나섰다.
7일 방문한 수원시내 한 CU편의점. 들어서자마자 문앞 매대가 밸런타인데이 관련 상품으로 채워졌다. 그동안 페레로로쉐, 가나초콜릿 등 단순 초콜릿 상품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흑묘년을 맞아 다시금 떠오른 토끼 캐릭터 '미피', 쿼카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꽃카' 등 캐릭터 상품이 주도했다.
주황색과 초록색으로 구성된 '미피 미니 에코백', 노랑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미피 에나멜 파우치', 꽃카 그림이 그려진 '미니 캐리어', 실리콘 제형으로 된 '위글위글젤리백', '덴스타포린백' 등 가방 상품이 많았다.
이중 MZ세대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꽃카가 그려진 캐리어는 일찌감치 품절됐다. 이곳 점주는 "캐리어는 2개 들어왔는데, 당일에 모두 팔렸다. 지금은 발주도 끝난 상황이라, 더 들여오고 싶어도 받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미피·꽃카 등 캐리어·에코백
곳곳 품절… 추가 발주도 끝나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도 짱구 캐릭터를 이용한 굿즈를 선보였다. 틴케이스, 에코백, 미니캐리어가 대표적인데, 만화 '짱구는 못 말려' 속 인기 캐릭터가 그려진 게 특징이다. 짱구 또한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만큼 온라인상에서는 구매 후기를 비롯해 판매점포를 묻는 게시물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해당 점주도 "발주를 더 넣고 싶어도 넣을 수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세븐일레븐은 캐릭터업체 산리오사의 대표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쿠로미와 키티, 마이멜로디 등 다양한 산리오 캐릭터의 배지가 무작위로 들어간 세트, 미니 캐리어가 대표적이다. 이날 방문한 매장에선 캐리어가 품절됐는데 매장 관계자는 "반신반의하며 발주를 했는데, 이렇게 빨리 나갈 줄 몰랐다"고 말했다.
편의점 밸런타인데이 기획 상품 중 빠르게 품절된 상품은 캐리어, 에코백 등이다. 친환경적이면서도 가격도 저렴하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가치 소비'의 상징들이다.
게다가 굿즈 속엔 초콜릿, 과자 등의 구성품이 포함된 만큼 가방과 구성품을 동시에 가질 수 있어 이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풀이된다. 편의점들이 MZ세대의 가치 소비 트렌드를 정조준한 셈이다.
한편 이같은 인기에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선 웃돈을 붙여 판매 중이다. GS25 짱구캐리어의 경우 판매가격이 3만2천원인데, 당근마켓에선 4만3천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