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근 회장
신체적·정신적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외형이나 행동, 생활 습관 등에서 그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이배근(사진)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은 8일 "아동학대는 신체적 학대, 정신적 학대, 성적 학대, 방임 등 크게 4가지로 나타난다"며 "학대마다 특별한 징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폭행 등 신체적으로 학대를 당한 아이의 경우 대체로 또래보다 왜소하고 발달이 더딜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옷 소매 속의 멍 자국 등을 잘 살펴야 한다"며 "학교생활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동떨어져 생활하는 아이도 신체적 학대 피해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귓불, 입안, 머리카락 안 피부 등 보이지 않는 곳에 상처가 있다면 학대를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야뇨증·불면증 '정서적' 의심해야
'성적' 상황 은연중 중얼거리기도
교사·이웃 주변 관심 늘어야 예방


신체적 학대는 겉으로 징후를 포착할 수 있지만, 폭언 등 정서적 학대는 비교적 자세히 아이를 관찰해야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정서적 학대를 당한 아이는 야뇨증, 불면증 등에 시달리거나 식은땀을 자주 흘린다"며 "새로운 환경에 대해 두려움도 커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공격적이거나 순종적인 아이, 도벽이 있는 아이는 정서적 학대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적 학대를 당한 아이는 외형적으로 아픈 곳이 없는데도 걷는 것을 불편해하고, 어른에게 포옹 등 스킨십을 자꾸 하는 경향이 있다"며 "성적 학대를 당했던 기억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은연중에 그 상황을 중얼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방임과 관련해선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한 아이에게서는 악취가 날 수 있다. 영양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목에 주름이 생기거나 배가 볼록하게 나온다"며 "아이가 자주 지각하거나 식사에 집착한다면 방임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결국은 교사나 이웃 등 아이를 지켜보는 주변의 관심이 늘어야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