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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생애는 늘 고백이었다┃김윤배 지음. 별꽃 펴냄. 108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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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시인의 삶, 생의 이야기다."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김윤배 시인이 연시집 '내 생애는 늘 고백이었다'로 돌아왔다. 지난해 가을 '그녀의 루즈는 소음기가 장착된 피스톨이다'로 화제를 모은 지 단 4개월여 만에 연시집을 내놓은 그는 "생명력이 긴 시를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역사적, 또는 사회적 현상을 주제로 한 시들이 강한 인상을 주는 반면, 사회문제가 해결되면 생명력을 잃기 마련이지만, 이번에 김윤배 시인이 노래한 시는 순전히 시인의 시선이 닿는 곳에 있는 주제들이다.

김윤배 시인은 "나이를 들어가면서 주위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며 "서정에 부딪히는 것을 위주로 담았다"고 말해 이번 시집이 그의 앞선 작품들과 다소 다른 분위기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위 시선이 닿는 곳에서 서정이 부딪히는 것들 주제
앞선 작품들과 다소 다른 분위기 강조… 총 57편 수록
사회 현상 풀어내며 한편으론 독자들에게 감동 선사해


이번 시집에 총 57편의 시가 담겼는데, 1부 '이제는 힘겨운 꽃물을 건너야겠다'를 통해 사람을 향해 가는 과정을 노래했다. 건너가는 그 꽃물이 편안하고, 때로는 순탄치 않더라도 사람을 향하는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시집 '내 생에는 늘 고백이었다'라는 제목이 나온 시 '청천'이 포함된 2부 '서로를 헐어 오월이다'는 폭력 등 사회 현상을 풀어냈고, 3부 '눈보라가 그칠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눈보라가 멎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눈보라가 세상을 덮어 하얗게 채우고자 하는 고결한 생각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4부 '깊은 강이 너를 건너고 있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아닌, 강이 있다고 생각하는 시인이 잔잔한 강과 급류를 건너며 인연을 맺는다는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손현숙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김윤배 시인은 이미 통과한 시간과 통과할 시간에 대해 생각한다"며 "통과한 시간이 절망이었다면, 도래할 시간은 그것이 아니기를 간구한다"고 평했다.

김윤배 시인의 이번 열여섯번째 시집은 도서출판 별꽃이 내놓는 '별꽃시'의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