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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관할의 한 매입형 유치원에서 LED등 교체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2023.2.8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2020년 3월 개원한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관할의 한 매입형 유치원은 3년 동안 개보수 공사를 10여 차례나 진행했다. 기존 사립유치원을 30억여원 들여 매입한 해당 유치원은 개원하자마자 시설비 5억6천여만원으로 남자 교직원 화장실 확충, 특수아동 편의시설 마련, 화재 대피로 정비 등 전반적인 공사를 진행했다. 지난해엔 가연성 소재 외벽을 단열재로 교체하는 공사도 4달 동안 진행했다.

해당 유치원 관계자는 "개원하고 며칠 있다 비가 왔는데 4층부터 물이 새더라. 화재대피시설도 엉망이었다. 이전 유치원은 어떻게 지냈을까 의문이었다. 3년 동안 교사들은 아이들 안전을 신경 쓰느라, 행정실 직원들은 공사 계획 공문 보내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공립 기준에 노후 사립 시설 맞춰
지속 개보수 공사 필요성 문제 대두


지난해 3월 개원한 평택시 소재 한 매입형 유치원의 경우 개보수 공사가 현재도 진행 중이다. 25억여원을 들여 매입한 해당 유치원에 투입된 시설 공사비는 23억여원이다.

지난해 5개월동안 교실 리모델링, 엘리베이터 확충 등 대규모 공사를 진행했다. 이 기간 동안 유치원에서 원생 교육이 불가해 인근 학교 교실을 빌려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는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해 외벽을 단열재로 교체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방학중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원생들이 있었지만 공사는 소음을 유발한 채 이어지고 있다.

공립유치원 취원율 제고를 위해 시작된 매입형 유치원 사업이 3년에 걸쳐 진행됐지만, 개원 이후 개보수 작업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교원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는 실정이다.

매입형 유치원 사업이란 공립유치원 취원율을 40%로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사립유치원을 공립유치원으로 전환하는 정책이다. 2019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경기도내 22곳의 사립유치원이 공립으로 전환됐다. 지자체마다 다소 편차가 있지만, 평균 부지매입비 60억여원, 시설비 10억여원 등 1개 교당 70억여원이 투입된다. 소규모 사업비까지 더하면 비용은 더 커진다.

문제는 기존 사립유치원 시설이 노후화된 데다 규격을 공립유치원 수준으로 맞추다 보니 개보수공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빗물 새고 화재 대피시설도 엉망
'교육 공백' 바로 문열어 안전 위협


사립유치원과 달리 공립유치원은 남녀 교직원 화장실, 특수아동을 위한 편의시설 등이 마련돼야 한다. 권장 교실 면적도 사립유치원보다 10여㎡ 넓은 60㎡ 이상으로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외벽 방재, 대피로 등 화재 대비 시설에도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하지만 교육 공백을 메운다는 명목으로 전환 후 개보수 공사 없이 바로 개원하고 있다 보니 교원과 학부모들의 불편이 큰 상황이다.

고양시의 한 매입형 유치원에 재직 중인 교원은 "아이들이 유치원에 지진이 났다고 말하곤 한다. 공사 때문에 올해는 못 보낼 것 같다며 타 유치원에 보낸 학부모도 계셨다"고 했고, 도승숙 참교육부모회 경기지부 부지부장은 "개원 이후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이라 안전과 위험에 염려하는 학부모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