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
인천광역시영어마을을 운영하는 로이교육재단의 이우영 이사장은 '교토삼굴(狡兎三窟)'의 지혜로 교육혁신과 학생 행복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2023.2.13 /인천영어마을 제공

"꾀가 있는 토끼는 굴을 세 개 파 놓는다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의 지혜로 교육혁신과 학생 행복을 실현하겠습니다."

인천광역시영어마을(이하 인천영어마을)을 운영하는 로이교육재단의 이우영 이사장은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이해 "계속되는 팬데믹 교육 환경에서 지금까지 잘 해왔던 것처럼 올해도 흔들리지 않고 바른길을 열어나가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우영 이사장은 지난해 로이교육재단을 38년 동안 이끌며 대한민국 직업교육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2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경영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로이교육재단은 외국어 교육, 고등직업 교육, 자연주의 교육 등 비진학 청소년들에게 직업교육과 자기 계발 향상을 도모했다"며 "학생들의 재능과 잠재력을 발굴해 인재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더욱 혁신적이고 진심을 담은 교육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이우영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로이교육재단 38년 이끌며 직업교육 기여
市 교육비 50% 지원… 연간 1만1천명 혜택
수요자 중심 '체험 환경·강사진·커리큘럼'
美 교류협약… 유학 학생들 언어장벽 체감


직업교육에도 영어 뒷받침 필요성 깨달아
세계화 선도 예·의 갖춘 '전인적 인재' 목표
최첨단 시설 자연 친화 아카데미 설립 계획
4박5일 프로그램 재개·한 단계 도약 해 다짐


■ 로이교육재단 인천영어마을을 독자들에게 소개해 달라.


인천영어마을은 한 해 평균 2만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하는 영어 체험 학습 기관이다. 직업체험, 생활·문화체험, 단체 활동을 통한 다양한 영어교육으로 학생들의 공동체 의식과 글로벌 마인드를 갖도록 하고 있다. 인천 초등학생들은 4박5일 동안 원어민과 함께하며 영어권 나라에 온 느낌으로 영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인천시가 교육비의 50%를 지원해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고, 연간 1만1천여명의 학생에게 교육의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영어 체험 환경과 전문 강사진, 커리큘럼 등을 보유하고 있다.

■ 설립 배경이 궁금하다.


교직에 있는 동안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참된 교육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1984년에 교직을 떠나 직업학교인 팔봉전산직업훈련원을 설립했다.

1980년대 당시 대학 진학률이 30%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70%는 여러 가지 이유로 진학을 포기했다. 대학을 가지 않는 학생들은 졸업 후 진로를 선택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사회에서 도태되기 쉬웠다. 이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우연히 일본의 직업교육을 접하게 됐다.

그런데 당시 2년 과정의 직업교육은 정식 학위를 인정받지 못했다. 직업교육 소관은 노동부이고 학위를 주는 기관은 교육부였는데, 교육부는 노동부 소관이라는 이유로 직업교육기관에는 학위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학생들이 직업교육을 받은 것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려면 학위를 인정받는 게 중요했기에 무작정 미국으로 날아가서 미국 남유타대학과 교육 교류협약을 성사시켜 미국학교 3학년으로 편입할 길을 열었다. 어렵사리 만든 기회였던 만큼 자랑스럽게 학생들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고 실리콘밸리에 일자리도 마련해줬다.

그러나 좋은 기회를 얻어 미국으로 간 아이들은 학교에선 영어로 하는 강의를 알아듣지 못했다. 그래서 직업교육에도 영어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이 영어교육과 진로직업교육을 특성화한 로이교육재단과 인천영어마을의 출발이다.

■ 비전과 철학은 무엇인가.


로이교육재단은 세계화를 선도하고 국가발전을 주도하는 실용학문 연구와 교육을 바탕으로 예와 의를 갖춘 전인적 인재를 육성한다는 교육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교육수준과 최첨단 시설을 갖춘 자연 친화적 국제 아카데미를 설립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교육재단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사람을 생각하고 세계로 향하는 교육'이라는 교육 철학 아래 로이교육재단은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도 끊임없는 변화의 선두에 서서 백년대계의 교육을 펴나갈 것이다.

■ 인천 학생들만 인천영어마을에서 배울 수 있나.


방학캠프, 창의적 체험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타 지역 학생에게도 영어를 공부할 기회를 주고 있다. 최근 충청, 강원, 영동 등 각지에서 방학캠프를 다녀갔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비영어권 나라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영어 캠프도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되었던 이 캠프는 올해부터 활발히 운영될 계획이다.

■ 코로나19 여파로 인천영어마을 운영에 어려움이 컸을 것 같다.


영어체험 프로그램이 주로 체험·숙박형이다 보니 코로나19 발생 이후 6개월 정도는 어려움이 많았다.

학생 입소가 중단될 뿐 아니라 원어민 등 교직원 유지가 어려웠던 때였다. 그러나 온라인 프로그램과 찾아가는 영어마을 등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교직원 모두가 합심해 극복했다.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4박5일 프로그램을 재개하고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 새해 각오를 듣고 싶다.


'학생 행복의 해'를 이루기 위해 학생 만족의 교육을 넘어 미래를 여는 교육으로 한 단계 도약하고자 한다. 전 교직원이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고 이루어낸 성과들을 도약의 양분으로 삼아 더 성장하는 한 해를 만들어 갈 것이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