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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주들이 반려견과 함께 성남시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놀이터를 이용하고 있다. /성남시 제공

시민 8.4명당 1마리 공존
반려동물 전용 병원·타운 추진
장묘시설은 1곳도 없어


늘어나는 반려동물에 맞춰 성남시가 병원·타운 등 관련 정책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지만 장묘시설 문제는 손도 못대고 있어 '반쪽'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성남시에 따르면 이날 현재 관내 등록된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은 6만5천여 마리이며 실제로 시민들이 키우고 함께 사는 반려동물은 11만여 마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소 시민 8.4명당 반려동물 1마리가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반려동물 증가에 맞춰 성남시는 수정구에 있는 공공건물에 '시립동물병원'을 새로 설치한 뒤 하반기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수의사 2명과 간호사 3명을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한다.

'반려동물타운'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6월까지 일정으로 용역 중이며 반려동물타운에는 보호·입양센터, 문화교실·놀이터 및 기업연계 상품판매시설 등이 예정돼 있다. 또 성남시청에서 진행하는 반려동물 페스티벌의 내실을 기하고 반려동물 놀이터도 확충하는 등 시민들 요구에 맞춰 반려동물 보호·복지 정책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반려동물 정책의 또 다른 한 축인 '장묘시설' 문제는 손도 못 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시에는 현재 반려동물을 위한 '장묘시설'은 사립을 통틀어 한 곳도 없는 상태다. 때문에 시민들은 반려동물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땅에 몰래 묻거나, 100만원 이상을 들여 원정 화장을 하거나, 수십만원을 주고 동물병원에 맡기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성남시의회에서 김선임 의원 대표발의로 '시립동물장묘시설을 설치·운영'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의결되고 최근에는 황금석 의원이 '이동식 장묘서비스'라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다.

황 의원은 지난해 11월 정례회 행정감사에서 "1인 가구,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반려동물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인식도 단순한 소유의 개념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 전환되며 주민들의 윤리적 요구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장묘에 대한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반쪽 반려동물 정책이 되지 않도록 장묘시설 및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지만, 민원 등의 문제 때문에 신중하게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