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원생 싸움 부추겨" 보육교사 2명 벌금형

어린이집 원생 간 싸움을 부추기거나 때리는 등 학대를 저지른 보육교사 2명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사진은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전경. /경인일보DB

어린이집 원생 간 싸움을 부추기거나 때리는 등 학대를 저지른 보육교사 2명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A(60·여)씨와 B(23·여)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월 12일 인천 서구 한 어린이집에서 원생들에게 서로 때리라고 부추기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당시 어린이집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에게 다가가 "쟤가 너를 만만하게 본다", "누가 이기나 한번 밀어봐", "머리를 때려 버려"라고 말하며 싸움을 부추겼다.

A씨 등은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생을 폭행하기도 했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1시께 낮잠을 자지 않는다며 공룡 모형 장난감으로 또 다른 원생 C양의 얼굴을 긁었고, B씨도 이보다 앞선 같은 달 5일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C양의 옆구리 부위를 4차례 때리고 머리를 세게 눌렀다.

곽 판사는 "피고인들은 보육교사로서 보호하고 돌봐줘야 할 아동들을 오히려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며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피고인들의 부적절한 언행들에 비추어 볼 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해 아동 중 일부 법정대리인과 합의한 점, 동종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변민철기자 [e-mail]